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대전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과 함께 대덕연구단지는 물론 정부세종청사 등이 인접해 국제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가능성 높다. 하지만 MICE산업의 핵심시설인 특급호텔과 컨벤션센터 등 기반시설이 취약해 타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취약점이 있다.
24일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에 따르면 시와 공사는 다음 달 24일 개최되는 '전국방사선사 춘계학술대회'와 10월 세계과학정상회의 등 15개의 행사 유치를 확정했으며, 약 77건의 국제회의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가장 큰 행사인 세계과학정상회의에는 노벨상수상자 등 총 250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전직 정상, 60여 개국 장관급 대표, 국제기구 수장 등 정상급 인사는 100여 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이 묵을 만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전 지역에는 총 21개 호텔이 영업 중이지만 특1등급 호텔은 리베라호텔이 유일하다.
그나마 특2등급 호텔도 유성호텔과 인터시티호텔, 롯데시티호텔 밖에 없으며, 이들 4개 호텔의 객실 수는 리베라 174개, 유성호텔 190개, 인터시티 204개, 롯데시티 312개 등 880개로, 세계과학정상회의 참석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대전시는 리베라와 유성호텔에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 내부 시설에 대한 보수공사를 요구하면서, 청주 등 인근 도시의 호텔을 수소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리베라와 유성호텔 측은 한 차례 국제행사를 통한 내빈을 맞기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경제적 손실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등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사정은 이렇지만 시와 마케팅공사는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및 도시브랜드 강화, MICE인프라 및 도시브랜드 홍보, 대전 국제전시컨벤션 건립 등 MICE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중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지난 해 11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결과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계획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6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조사만 통과하면 2019년 준공이 확실시 되고 있다. 때문에 대전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맞춰 특급호텔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승현 한국컨벤션학회 회장(한남대 컨벤션호텔경영학과 교수)은 “국제규모의 행사를 유치하려면 이에 걸맞은 호텔이 필요하다”며 “대전이 MICE산업도시로서 국제 경쟁력에서 앞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를 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호텔에 대한 개보수가 필요한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실태조사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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