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을 열흘 앞둔 23일 서대전역 대합실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열차의 운행이 감축되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듯하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우선 대전역의 경우 주말과 출퇴근 시간이 아님에도, 역 내부에는 열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역 대합실에 있는 벤치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역 내 빵집이나 매점 등은 대부분이 손님들로 인해 북적거렸다.
여기에 열차의 도착과 출발을 알리는 대합실의 안내방송은 역 내에 있는 1시간 동안 끊이지 않게 들려왔다.
같은 시각, 서대전역 분위기는 대전역과는 상황이 분명하게 달랐다. 서대전역 대합실은 비교적 조용하고 한산할 정도였다. 더욱이 서대전역 내 상가는 어느곳이든 손님의 발길이 드물었다. 식당과 편의점 등 다양한 매장이 있었지만, 실제로 손님이 드나드는 곳은 소수매장에 불과했다.
대전역과 서대전역의 이같은 '이용객 대조현상'은 다음달부터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일부터 KTX 호남선(신노선)이 운행됨에 따라, 서대전역에 주중 하루 60회, 주말 62회 운행되는 KTX가 주중 16회(27%), 주말 18회(29%)로 대폭 감축되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경부선 대전역의 이용객수(승하차)는 연간 1705만5732명으로, 하루 평균 4만6700여명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호남선 서대전역 이용객수는 489만4428명으로, 하루 평균 1만3400여명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대전역은 하루에 서대전역 이용객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부터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가 현재보다 70% 이상 감축됨에 따라, 향후 서대전역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열차 운행 감소에 따라 서대전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3520명, 연간으로는 약 128만4800명이 감소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 호남선 상행의 열차시간이 오전 (서대전역 출발)8시32분, 10시7분 등으로 출근 시간과 거리가 멀게 짜여져, 기존 서대전역을 이용했던 직장인들은 향후 대전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씨(대전 중구)는 “그동안 집에서 가까운 서대전역을 이용했는데, 앞으로 출근 시간 열차가 없어짐에 따라 대전역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관계자는 “향후 서대전역 KTX 운행이 크게 줄면서 기존 이용객들이 대전역으로 가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대전역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승객들의 불편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 등은 KTX 호남선의 서대전역 운행횟수 조정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근본적인 대응방안은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운행횟수를 늘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앞으로 바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돼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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