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예측에 '쉬운 수능'을 유지하기로 다시 입장을 바꾸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중대한 대입 문제를 놓고 “교육부가 오락가락 정책을 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수능 난이도와 관련된 입장'을 발표하며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출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수능 개선위원회는 지난 17일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시안)'을 통해 “난이도 안정화를 위해 변별력 있는 문항을 출제, 영역별로 만점자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어려운 수능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사흘만에 “학생들이 과도한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는 학교교육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수능을 출제한다”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수능이 어려워진다는 예측으로 인한 새로운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차근 차근 준비해 달라” 당부했다.
교육부가 일주일도 안돼 수능 출제 기조를 바꾸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16일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수학교육을 과정과 체험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운영하겠다”며 “교육 과정을 벗어나 과도하게 심화된 내용을 평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수능 개선 시안을 통해 변별력있는 문제를 출제하기로 하며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은 과정과 체험 중심으로 쉽게 운영하고 수능은 난이를 위해 어렵게 출제 한다는 것이냐”며 반발이 일기도 했다.
교육부는 20일 다시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이라는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출제해 이른바 '수포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일주일 내내 입장이 세차례나 바뀌면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쉽게 내겠다고 하더니, 다시 어려울 것 이라고 하다가, 다시 논란이 일자 지난해와 같은 기조로 내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정확한 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냐”며 “어느 방향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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