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패' 대전시티즌 왜이러나…악몽의 제주원정

K리그 3라운드 -수비 조직력 구멍 '와르르'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이 방울뱀의 '독침 융단 폭격'에 침몰하며 제주에 무덤을 만들었다.

클래식 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대전은 '제주 유나이티드 골 잔치'의 제물이 되면서 깊은 나락으로 빠졌다.

대전은 21일 오후 4시 제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상대로 가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라운드 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1, 2라운드와 크게 다를 것 없이 엉성한 경기력을 보인 대전은 이날 제주 강수일, 로페즈, 배기종, 송진형, 김영신 등 공격수와 미드필더 등에게 모두 득점을 허용하는 등 처절하게 유린당하며 0승 3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 대전 조진호 감독은 오승훈을 골키퍼로, 아드리아노와 히칼딩요를 투 톱으로 세우고, 중원에 김종국 안상현, 이현호, 황인범, 포백에 서명식, 송주한, 박재우, 윤신영을 기용하는 등 4-4-2 진영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날 대전은 슈팅과 볼 점유율에서 제주를 앞섰다고 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이 잘 맞는다.

이날 제주가 전반에 3-0, 후반에 5-0으로 앞서면서 부상 방지 및 수비에 치중하는 등 여유를 부려 공세적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였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경기 초반부터 제주의 공세에 몰렸고, 전반 8분 제주 배기종의 공간패스를 받은 강수일이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날려 첫 골을 내줬다. 10분 뒤에는 강수일이 로페즈에게 보낸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로페즈가 정확하게 슈팅으로 연결, 대전은 추가골을 허용했다.

득점과 도움을 연속으로 만든 강수일은 이후에도 골대를 맞추는 등 '대전 난타'의 선봉에 섰다.

반면, 대전은 역습은 커녕 제주 진영에서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전반 33분 대전은 3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제주 윤빛가람의 패스를 배기종이 받아 그대로 대전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대전에겐 승부를 뒤짚을 의욕과 가능성을 잠재우는 골이었다.

제주는 후반에도 골잡이를 중단하지 않았다. 후반 5분 송진형이 문전 구석으로 낮게 날린 예리한 슈팅이 대전의 골 망 안으로 파고든 것이다. 27분에는 김영신에게 2-1 패스에 이은 왼발 슈팅을 허용해 다섯번째 골마저 헌납했다.

조진호 감독은 이날 김찬희와 서명원 등을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무기력한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제주가 여유있게 앞선 상황에서 대전의 공세를 적당히 막아내는 플레이를 펼쳤고, 대전은 후반 중간쯤부터 제주 진영으로 자주 넘어갔지만 몇 차례 찾아온 골 찬스도 살리지 못하며 '골 결정력 부재'의 현실만 확인시켰다.

대전은 결국 이날 5골이나 내준 반면, 한 골도 넣지 못하며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경기력이 전혀 나아지질 않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최두선 기자 cds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