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황혼 단상' 유쾌한 마당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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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황혼 단상' 유쾌한 마당극으로

대전 대표극단 우금치 '쪽빛황혼' 28일 대전예술가의 집 누리홀

  • 승인 2015-03-19 13:48
  • 신문게재 2015-03-20 16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아들의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논밭을 처분하고 서울 아들네로 떠나기 전 당산신에 제를 올린다. 서울의 변두리 천막극장, 노인들을 상대로 장수탕 예술단의 묘기와 가무가 펼쳐진다. 약장사에게 속아 가짜 약을 사왔다고 며느리에게 타박 받고 늙었다는 이유로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당한 노인들이 공원에 모여 신세한탄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할 일 하나 없는 도시생활에 지쳐가던 최씨 할멈이 치매에 걸려 증상이 심해지자 고향으로 가자며 박 영감을 조른다. 박 영감은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시겠다는 자식들을 뒤로 하고 할멈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다. 최씨 할멈을 업고 당산나무 아래에 돌아온 박영감은 함께 지내온 젊은 시절과 지난날을 회상하며 저승으로 떠난다. 민가와 신칼 대신무의 길 닦음에 따라 영감 할미가 시왕포를 가르며 나간다. 노부부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장엄한 북춤, 풍물굿이 펼쳐진다.

대전의 대표극단 우금치가 '쪽빛황혼'을 들고 오는 28일 오후 3시 대전예술가의 집 누리홀을 찾는다. 쪽빛황혼은 제2회 창작국악극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일반적인 무대공연이 아닌 마당극 고유 양식인 원형 무대를 사용해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좁히고 열린 호흡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신명을 중심에 둔다. 전통장르인 풍물, 춤, 소리가 이야기 사이사이에 어우러져 지루하지 않으며 관객과의 '댓거리'로 즉흥성과 공감대를 극대화한다.

한바탕 웃다가 울다가, 또 웃다가 울고를 반복하게 만드는 마당극. 서민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 유쾌한 마당극. 관객과 연희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소통의 마당극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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