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충남도당은 표의 등가성 회복 등 지역 권익인 선거구를 지키고 넓히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선거구 조정을 논의하는 정개특위에는 안이하게 대처했다.
정개특위 구성에 증설 및 통·폐합 대상 지역구를 둔 의원은 원천적으로 배제키로 한 점만 봐도 엿볼 수 있다.
현재 충남에서는 천안과 아산이 증설 대상에, 공주와 부여·청양이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명수 의원(이상 새누리당), 양승조·박완주·박수현 의원(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은 특위에서 애초부터 제외대상였다.
특히, 야당은 현역 의원이 모두 제외 적용 대상인 것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측에 적극적으로 특위 참여를 요구, 지역 입장을 반영토록 촉구해야했지만 그런 행동은 보기 어려웠다.
여당 역시 특위 간사가 재선급이 되면서 3선 이상의 중진들은 '격'에 맞지 않는다며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김동완(당진)·김제식(서산·태안)·김태흠(보령·서천)의원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하지 않은 점에서 책임을 간과하기 쉽지 않다. 지역 입장을 전혀 반영치 못하는 문제점이 야기된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정개특위 구성후에도 별다른 구체적 행동이 없는 것도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과소평가돼 온 충청권의 선거구 증설을 위해 초당적 협력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그 과정에서 정개특위와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자성과 중립성을 존중할 것이고, 농어촌 지역의 지역대표성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새누리당 충남도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은 지난해 12월께 천안NGO센터에서 '충청권 선거구 증설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각 당의 도당위원장인 이명수 의원과 박수현 의원은 당시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가 합리적으로 조정·증설되는데 초당적 협력과 긴밀한 공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말뿐인 구호에 그친 셈이 됐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른 없는 상황인데도 여야에게는 구체적 액션플랜도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남의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정개특위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선거구 조정 과정에서 지역의 입장을 반영치 못한다는 의미”라며 “19대 총선을 앞두고 요건 충족에도 게리멘더링 등에 증설이 불발됐던 천안의 경우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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