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가결된 18일 김지철 교육감과 김기영 의장이 환담을 나누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내포=박갑순 기자 |
입시위주 교육의 폐단을 개선하고, 학교간 학력차를 줄이자는 취지였다.
이로 인해 과열 경쟁은 해소됐고 평균 학력은 증가했으며, 고른 학교시설 개선과 재수생 감소라는 성과까지 이뤘다.
그런데 갑자기 엘리트 학생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1995년부터 천안지역 고교입시가 비평준화로 돌아서더니 갈등과 차별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평준화 5년여만인 2000년대 초반부터 천안에서는 교복으로 인한 차별과 갈등이 생겨난 것이다. 교복만 보면 누가 공부를 잘 하는 지, 못 하는지 한 눈에 구분이 되면서 암묵적이고 급속한 고교 서열화·학생 서열화가 진행됐다.
2005년께부터는 차별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학부모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평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2012년부터는 교육당국이 뛰어들어 본격적인 평준화 추진을 하게 됐다.
특히 전국 인구 50만 이상 도시 중에서는 천안이 유일한 비평준화 지역인 탓에 김종성 전 충남도교육감은 2010년 선거과정에서 평준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2012년 7월20일 도의회는 주민 여론조사 찬성률 65% 이상이면 평준화를 시행한다는 조례를 공포했다.
이에 따라 2013년 11월8일부터 12월6일까지 학생과 학부모 등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무려 73.8%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조례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평준화가 곧 시행될 것이란 기쁨도 잠시였다.
지난해 7월 출범한 10대 도의회가 평준화 조례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 10월13일 의회는 평준화 조례를 부결했다. 찬성 14, 반대 19, 기권 5표였다.
앞서 같은달 6일 평준화 조례를 어렵게 통과시킨 교육위원회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이때 불발돼 다시 제출된 평준화 조례는 지난 2월3일에는 교육위에서 논의조차 못하면서 두 번째로 도의회의 벽에 가로막혔다.
이후 김지철 교육감의 사과와 의원들 간의 격렬한 찬·반 토론 등을 거쳐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교육위를 통과했고, 18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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