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초반이지만, 힘겹게 클래식으로 올라온 광주FC에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치욕스럽게 패배한 대전이 '강등의 악몽'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선 선수단은 물론, 구단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은 클래식 복귀 후 가진 부산아이파크, 광주FC와의 두 경기에서 0-1, 0-2로 영봉패를 당했다.
경기 내용을 보면 더 처참하다. 대전이 상대한 두 팀은 모두 하위 스플릿(스프릿B)에 속한 상대적으로 전력이 낮게 평가되는 팀이다. 하지만 대전은 이들과 상대하면서 슈팅 수가 현저히 떨어졌고, 단 1개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클래식이 챌린지보다 수준이 한층 높은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대전의 두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 전문가, 그리고 팬들은 오히려 대전의 경기력이 챌린지 당시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을 한다.
이는 대전 선수단 구성 문제에 기인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비 전력을 볼 때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임창우가 본 소속팀인 울산으로 임대 복귀했고, 장원석은 군 입대로 이탈했다. 안영규는 우승을 함께 한 선수임에도 구단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아 광주FC로 옮겼다. 광주로 떠난 안영규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비수를 꽂았다.
미드필드진에선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하며 활약했던 정식민을 놓쳐 전남드래곤즈로 보냈다. 그리고 대전은 미드필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빈약한 허리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간신히 잡은 아드리아노는 특유의 골잡이 역할은 커녕, 슈팅 하나 제대로 날리지 못하고 있다. 탄탄한 클래식의 수비에 틀어막히고, 함께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수비도 미드필드의 부진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경기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 대전은 선수단 구성을 지금도 하고 있다. 아드리아노와 함께 공격수로 나서고 있는 브라질 신입 용병 히칼딩요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질 용병을 18일 추가로 영입한 것이다. 새로 영입한 선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그에서 뛴 사샤(28)로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계약까지 완료한 상태다. 177cm의 신장에 몸무게 73㎏의 샤샤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었으며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고, 활동량이 많다는 게 시티즌 측의 설명이다. 대전은 삼바 트리오를 구성한 만큼 중앙과 측면에서 다각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과연 기대만큼 활약해 줄 지는 미지수다.
대전의 경기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또 전체적인 조직력이 부족하다고 꼬집는다.
지역 한 축구계 인사는 “대전의 경기를 보면 전략이 없다. 우왕좌왕한다. 기본적인 패스 플레이도 원활하지 않다. 이런 경기력으론 1승을 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며 “도대체 전지훈련 기간 중에 무엇을 했는지, 감독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향후 일정은 산 넘어 산이다. 3라운드에 제주유나이티드와 원정, 4월에는 성남FC와 홈, 울산현대와 원정경기를 각각 가져야 한다. 현재의 경기력으로 볼 때 이들 팀을 이기기는 커녕 무승부조차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축구계 또 다른 인사는 “이대로 가다가는 2013년 때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받으며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며 “강등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코칭스텝을 포함한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까지 더해 구단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정비를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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