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16일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당선 무효형을 선고하면서 여야는 내년 총선과의 함수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심인 만큼 향후 재판 과정을 더 지켜봐야하지만,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배제키 어려워 총선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원내 의석수 확보를 넘어 충청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혈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판결이 당장 당선 무효나 직무 정지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권 시장에게 당선 무효형이 선고됨으로써 향후 재판에서 그의 입지를 더 위축시키는 동시에 재선거를 치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다만, 적용된 혐의가 법리적 해석 부분이기에 대법원 판결까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총선 이후에나 재선거가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내년 3월 이전에 최종심의 선고가 나올 경우 재선거가 총선과 동시에 치러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여야 모두에게 내년 총선의 의미가 중대해진다.
새누리당에게 내년 총선은 박근혜 정부 하반기에 치러져 레임덕 가속화 여부의 판가름 및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충청권 선거는 지난 6·4지방선거 패배를 절치부심하고 있는 새누리당에게는 현재 의석수 이상을 확보해야되는 당면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이 무너질 경우, 향후 대선에서 참혹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전시장 재선거가 중첩된다면 두 선거 모두에 집중해야되는 만큼,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에 치러지더라도 총선 승패의 의미 퇴색부터 정권심판론으로 이어져 되레 충청권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는 예상 밖의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정권 탈환을 위해 내년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측이 주목하는 것은 광역단체장의 지지율이다.
그러나 권 시장의 직위 상실은 내년 총선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뿐더러 자칫 반(反)야당 정서로 이어져 상대인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총선의 패배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석권으로 호기를 맞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 최종 목표인 대선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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