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대들은 전문대에서도 4년제와 같은 일반학사학위가 수여될 경우 학생 유치를 놓고 전문대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는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전문대학 육성'을 위한 국정 과제로 추진돼 왔으며 고급 기술인력의 수요가 높은 학과와 전공에 한해 수업 연한을 4년 이하로 다양화 한다는 내용을 담은 새누리당 박창식(비례)의원의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현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계류중이다.
이 개정안에는 교육여건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해 심사 후 4년제로 전환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대학에도 '대학교'와 '총장'이라는 명칭을 허용한데 이어 4년제로 수업연한까지 다양화되는 등 전문대와 4년제간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물리치료나, 치ㆍ위생, 뷰티ㆍ미용 등 실용학과 위주의 개편을 추진했던 지방대들의 경우 당장 전문대학들과 신입생 유치에 나서야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경기고양 일산동구)의원이 발표한 '전문대학 10년의 변화와 박근혜 정부 전문대학 정책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3개 대학에서 80개 전문대학 관련학과를 운영하는 데 그쳤으나 2015년 현재 108개교에서 303개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충남북 등 충청권의 경우 22개 대학에서 97개의 전문대 관련 학과를 운영중이다.
당장 건양대가 물리치료와 방사선, 안경과학과, 임상병리학, 작업치료, 취위생, 뷰티·미용·메이크업 관련 학과를 운영중이며 국립대의 공주대를 비롯해 대전대, 목원대 등이 만화관련 학과 등 전문대학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을지대는 장례지도, 극동대는 항공운항서비스 관련 학과를 운영중이다.
이로 인해 이들 지역대학들은 전문대학들이 취업률이 높은 학과들을 중심으로 4년제 학과로 개편될 경우 상당수 학과가 고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대 관계자는 “전문대학이 상대적으로 사립대에 비해 수업료도 저렴해 취업률이 높은 학과위주로 4년제 학과로 개편될 경우 전문대와 4년제대학과의 차이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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