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이 16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60여일간 추진해 온 공약사업의 전면 중단이 불가피하고 도시철도 2호선을 비롯한 대형 현안사업의 명운도 불투명해졌다.
1심인 대전지법 제17형사부(재판장 송경호)의 판단은 유죄, 그것도 당선무효형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다. 게다가 회계책임자까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권 시장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다.
당선무효형에 따라 150여만 명 대전시민의 주권 행사도 무의미해진 셈이다.
무엇보다, 시민의 선택을 받은 권 시장의 공약사업은 올스톱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권 시장이 내건 시민과의 약속사업은 8대 분야 95개 사업(임기 내 85개, 임기 후 10개)이다. 경제과학과 보건복지가 각각 22개씩으로 가장 많고, 시민행정 12개, 교통건설 10개, 재난안전과 문화체육 각각 9개씩, 환경녹지 6개, 도시재생 5개 등이다.
사업비만 4조 3393억 원에 달하고, 이 중 60%에 가까운 사업비는 임기 내에 완료할 계획이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권 시장이 주력했던 10대 브랜드 사업도 마찬가지다.
논란에 논란을 거듭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은 또다시 예측 불허의 상황에 직면했다. 상반기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유성구 둔곡·신동지구와 안산지구, 하소·평촌지구 등에 조성했거나 조성할 산업단지를 비롯해 172곳에 대한 도시정비사업과 8개 지구의 재정비촉진사업, 6개 구역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도 변수를 만나게 됐다.
2018년 준공을 목표로 1509억 원이 투입될 대전의료원 건립과 대덕특구와의 상생협력사업, 청년인력관리센터(공단)와 창작문화예술인 레지던스 조성 등도 모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이미 출범한 시민행복위원회도 동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안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로 표류중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사업은 자칫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주)신세계 컨소시엄 역시 시와 약속한 상생방안을 제대로 이행할지 미지수다.
국토교통부가 초래한 대전과 호남의 단절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노력의 성과도 물거품 될 수 있고, 1심에서 패소한 유성복합터미널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특별법이 시행됐음에도 진전이 없는 충남도청사 활용방안과 국립철도박물관 대전 유치도 마찬가지다.
지역정치권과 간신히 합의한 선거구 증설 문제까지 대전의 많은 현안사업 명운이 기로에 서게 됐다.
시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7개월 정도가 남았지만, 예상보다 1심 양형이 높아 분위기가 침통하다”며 “흔들리지 말고 힘을 내자는 호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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