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뿌리째 흔든 금산인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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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뿌리째 흔든 금산인삼산업

현실성 없는 약사법 적용탓 까다로운 관리 체계에 발목 국제시장 점유율 부진 지속… 中, 식품으로 규제완화 대조

  • 승인 2015-03-12 17:47
  • 신문게재 2015-03-13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금산군 '인삼산업'이 정부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법 개정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까다로운 인삼 관리·육성 체계가 인삼 산업에 족쇄로 작용하면서 1500년 인삼 종주국의 위상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충남도의회 김석곤 의원(금산1)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금산군 등에서 생산한 고려인삼이 국제시장에서 외국 삼의 추격을 받아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인삼업계에 따르면 한국 고려인삼은 1990년대까지 한해 1억 달러 넘으면서 국제 1위를 기록했지만 1997년부터 수출액 감소로 돌아섰다. 급기야 2009년에는 국제시장 점유율 23%(6400만달러)로 캐나다 30%(8400만달러)에 추월당했고 미국과 중국 역시 각각 17%, 16%의 점유율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고려인삼이 국제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정부의 법 개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동안 우리나라 인삼은 '인삼산업법'에 의해 관리했지만, 2011년 돌연 약사법을 적용받도록 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인삼을 포함한 모든 한약재는 GMP(의약품 제조업자가 우수 의약품의 제조와 품질관리를 위해 준수해야 할 사항) 시설과 한약사를 고용해야 하고 사후관리 기준에 의거 시설을 갖춘 자만 인삼을 판매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소농업인이나 영세업자의 경우 인삼 산업에 뛰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면서 인삼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 주장이다.

반면, 세계 최대 인삼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2012년 인삼을 의약품에서 식품으로 규제를 풀면서 인삼 산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또 최근 3~4년 사이 중국농업과학원과 지린인삼과학원 등 4개 전문 연구소에 1000여 명의 인삼 관련 연구인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제 인삼 거래의 중심인 홍콩 시장에서 한국 인삼의 점유율은 최근 5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중국산 인삼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인삼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위스 등 다른 나라 역시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로 3조원 이상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데 정부와 충남도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국제화 시대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법을 도가 앞장서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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