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핫클릭]3월, 내 안의 악마가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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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핫클릭]3월, 내 안의 악마가 깨어난다

  • 승인 2015-03-12 14:07
  • 신문게재 2015-03-13 17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시네마, 핫클릭!

미스터리나 스릴러 영화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이번 주 스크린 나들이가 유난히 반가울 듯 하다. 드라마 <미생>의 변요한이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물 '소셜포비아'와 김상경의 범죄스릴러물인 '살인의뢰', 휴 잭맨이 악역을 맡은 SF액션스릴러 '채피'가 12일 동시에 개봉했다. 마치 스릴러 영화 같은 긴장감을 주는 음악영화 '위플래쉬'도 같은 날 개봉, 흥행접전에 돌입했다.

SNS 마녀사냥… 음모에 빠진 현피원정대

▲소셜포비아=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SNS의 마녀사냥을 실시간 생중계 형식으로 속도감 있게 전하고 있다. 독립영화의 참신함과 상업영화의 재미를 둘 다 잡은 수작이라는 평이 돋보인다.

전 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군인의 자살 소식과 관련해 SNS에 남긴 악플로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며 실시간 이슈에 오른 레나. 여기에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은 인기 BJ 양게가 생중계하는 '현피원정대'에 참여한다. 하지만 당일날 레나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비난의 화살은 순식간에 현피원정대에게로 향한다. 경찰 시험에 불리한 기록이 남게 될까 불안한 지웅과 용민은 레나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데….

참고로, 현피는 '현실'의 앞글자인 '현'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로 웹상에서 벌어진 분쟁의 당사자들이 실제로 만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SNS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으로 인한 한 사람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파헤쳐가는 추적극이다. 지난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넷팩상의 2관왕을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관객상, 독립영화스타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미생>의 변요한이 경찰 고시생 '지웅'역을 맡았다. 독립영화계의 보석으로 꼽히는 이주승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내 가족을 죽인 살인마, 용서할 것인가

▲살인의뢰=베테랑 형사 태수(김상경)는 우연히 뺑소니 용의자로 조강천(박성웅)을 잡지만 그가 서울 동남부 연쇄실종사건의 범인이자 부녀자들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게다가 강천의 마지막 희생양이 태수의 동생 수경(윤승아)으로 밝혀져 태수는 충격에 빠진다. 태수는 수경의 행방을 찾기 위해 취조실에서 조사받고 있는 강천 앞에 무릎도 꿇어보지만 강천은 끝내 입을 다문다. 아내의 죽음에 슬픔과 분노를 견디지 못한 수경의 남편 승현(김성균)이 행방불명된 지 3년, 또 다른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태수는 누군가가 감옥안의 강천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표적이 된 강천을 지킬 수도, 죽일 수도 없는 태수 앞에 사라졌던 승현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살인의뢰>가 앞서의 범죄스릴러와 차별되는 점은 범인을 잡고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손용호 감독이 “형사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면서 느끼는 감정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라고 설명했을 만큼 영화 <살인의뢰>는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아니라 연쇄 살인마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분노와 슬픔이 영화의 주된 정서를 차지하고 있다.

배우 김상경, 김성균, 박성웅이 폭발적인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김상경이 <살인의 추억>, <몽타주>에 이어 세번째로 형사역을 맡았다. 동생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았던 3년 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10일 동안 10㎏을 감량할 만큼 연기에 몰입했다는 후문이다. '응답하라 1994'의 김성균은 <살인의뢰>에서는 단란한 가정을 꾸린 평범한 은행원에서 하루 아침에 연쇄 살인마에게 아내를 잃으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남자 '승현'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신세계>에서 눈길을 끌었던 배우 박성웅은 동정심이나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마 '강천'역을 맡아 악인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진화하는 로봇군단… 거대한 음모의 시작

▲채피=2016년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요하네스버그.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는 세계 최초의 로봇 경찰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폐기된 스카우트 22호에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성장하는 로봇 '채피'를 탄생시킨다. 한편, 진화하는 로봇에 맞서 인간의 힘으로 로봇을 통제하고 싶은 무기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는 눈엣가시 '채피'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되고,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하던 '채피'는 어느새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몰리게 되는데….

2016년이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탑재 로봇 채피와 로봇의 진화를 통제하기 위해 그를 파괴하려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루고 있다. 데뷔작인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닐 블롬캠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으로 매력을 떨친 휴 잭맨이 <채피>에서는 이례적으로 악역에 도전, 색다른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인 샬토 코플리와 시고니 위버가 호흡을 맞춘다.

천재가 되고 싶은 드러머… 거침없는 채찍질

▲위플래쉬='음악을 사랑한 두 남자의 숨 막히는 심리극'이라는 평이 정확할듯하다. '음악영화'라기 보다는 한편의 '심리스릴러' 영화를 본듯한 느낌이다.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우연한 기회에 플렛처 교수(J.K. 시몬스)에게 발탁되어 그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다. 플렛처 교수는 어떤 학생이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학생들에게 폭언과 학대를 일삼는 최악의 폭군이기도 하다. 플렛처 교수의 지독한 교육방식은 앤드류에게 좌절과 성취를 안겨주는 동시에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집착을 끌어낸다. 앤드류는 점점 주체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이는데….

음악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열정을 그리고 있다. 피투성이가 된 상태에서도 드럼 스틱을 잡는 주인공, “세상에서 가장 쓸 데 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야”라는 플렛처 교수의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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