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가 포진된 건축건설 분야는 새롭게 호황기를 맞이하는 분위기지만 토목건설은 건축수주물량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한건설협회가 제공한 연도별(2004~2014) 국내 토목·건축공사 수주 물량 자료를 본보가 분석한 결과, 전체 토목공사 수주액은 모두 401조1089억원으로 나타나 전체 건축공사 수주액인 781조875억원 대비 51.4% 수준에 그쳤다. 토목공사 수주액은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부터 지난해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그나마 2009~2010년 토목공사 수주액이 건축공사 수주액 대비 50% 이상을 크게 상회한 데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건축 시장이 얼어붙었던 영향이 크다. 실제 주택 등 건축시장은 2007년 최고의 호황기를 맞았던 반면, 금융위기 이후 수주량이 3년새 30조원 가량 줄었다.
전반적인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이 주택 등 건축건설 부양책으로 흡수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대부분인 건축건설 수주량만 확대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 사이 토목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견 및 중소건설사들은 수주물량 감소와 출혈 경쟁 등으로 경영 위기를 맞게 됐다.
최근에도 적자 수주를 이겨내지 못해 자본이 잠식된 중견 건설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만큼 건설업계가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입찰 제도를 대기업이 유리한 종합심사제로 확대하고 있어 토목 시장까지 대형건설사에 넘겨주려 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지역의 한 중견 건설업체 대표는 “건설시장은 건축시장만 포함된 것이 아닌, 토목시장과 함께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는 데 이미 건축 시장으로 기울어진 듯하다”며 “건축 등 건축시장만 키우기보다는 실제 토목 공사 수주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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