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퍼주기식 사업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특구 연구기관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상생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10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사업 5개년 계획 수립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상생협력 세부사업으로, 10대 추진과제와 22개 단위 사업(신규 15개, 확대 7개)을 발표했다.
상생협력사업 5개년 계획은 출연연들이 대전에 자리를 잡은지 40년이 넘은데다, 3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여전히 대전의 '외딴 섬'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기술사업화 실적이 미흡해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대전시장과 30여 개의 연구기관장이 방향을 정한 후 실무진들이 논의를 통해 마련한 계획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예산 '퍼주기식' 논란이 제기됐다.
22개 단위 사업 중 14개 사업에 12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야 했다. 이 중 국비와 출연연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6개(750억여 원)이며 나머지는 모두 시비(446억여 원)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비 760억원 중 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콤플렉스 구축(300억원)과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국비 450억원, 시비 200억원)에만 750억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미래부가 '사이언스 빌리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능 중복을 이유로 두 사업이 무산되면서 사실상 상생협력사업에는 시비만 들어가게 된 셈이다.
시의 일방적인 구애로 전락했음에도, 출연연의 소극적인 태도로 상생협력사업의 장기표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연구기관 시설 개방을 통해 추진하려던 시민과학공원화 사업은 13개 기관을 제외한 대다수의 기관이 '보안'과 청소, 화장실 등의 대책을 이유로 기피해 지지부진하다.
미래부와 민간투자 등을 활용해 2018년까지 1000억원의 과학사업화 펀드 조성 등을 비롯한 대다수의 사업 역시 계획 수립 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관심을 끌고 있는 '대덕연구단지 리노베이션(토지이용) 계획' 수립도 마찬가지다. 대덕특구 출범 40년이 지나면서 효율적인 토지 이용을 위해 지구단위계획과 대덕특구관리계획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된 사업이다. 다시 말해, 연구기관의 토지(공간) 활용률이 낮아 '노는 땅'에 '뭔가를 해보자'는 취지지만, 대덕특구법 등 특례조항과 연구기관들이 소극적이어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생협력사업은 검토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온 사업들을 정리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지난달 발족한 대덕특구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연구기관, 민간 등과 함께 고민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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