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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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바늘구멍'

대기자수 > 정원수… 종사자 처우좋아 인기만점 임신때 신청해도 못들어가… 道 '사립→공립' 전환 검토

  • 승인 2015-03-10 18:03
  • 신문게재 2015-03-11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아동학대 사건 등으로 학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입소가 하늘의 별 따기다.

충청권에서만 국·공립어린이집 대기자가 1만명을 훌쩍 넘기며 갈수록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들은 예산 등의 이유로 정작 시설 확충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충청권 4개 시·도 국공립 어린이지 입소대기자는 모두 1만2361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충남도가 4023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도 3930명, 대전시 2214명, 세종시 2194명 순이다. 충청권 대기자 수는 4개 시·도 국공립어린이집 정원 1만753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서는 임신했을 때부터 국공립어린이집 대기를 신청해도 들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학부모 사이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를 '로또'에 빗대는 이유다.

국공립어린이집 인기 비결은 종사자 처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2013년 5월 기준으로 국공립어린이집 교사의 평균 월급은 188만원에 달했다.

반면 민간어린이집은 145만원, 가정어린이집은 138만원에 불과했다. 일부 사립 어린이집은 종사자 임금을 최저생계비 가량으로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국공립어린이집 종사자는 근무연수에 따라 임금 결정 때 호봉이 단계적으로 올라가지만, 사립어린이집 교사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교사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민간 또는 가정어린이집은 이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사립 어린이집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는 곧 보육과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자연스레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주지는 못하고 있다.

통상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을 짓는데 5억원이 소요되는 데 토지 매입비는 별도다. 도심에서는 마땅한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계획을 수립 중에 있지만, 예산 등의 어려움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며 “민간 또는 가정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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