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표심만을 겨냥함으로써 강한 불만을 사고 있는 것.
당장, 충북·광주·전남과 전북 간 갈등 소재로 떠오른 새만금 국제공항이 대표적 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4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를 상대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만금 지구의 국내외 대규모 기업 유치 및 중국과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해서 새만금 국제공항이 필수적”이라고 말한 뒤 “정부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새만금 국제공항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분히 전북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정동영 전 고문이 합류한 국민모임이 총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지난 6일 논평에서 “문 대표의 발언은 국토 균형발전이란 측면을 생각하기보단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인기에 영합하려는 포퓰리즘으로, 전북과 다른 시·도에 상처만 안기게 될 것”이라고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전남 무안공항이 호남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인 광주시와 전남도는 반발하고 나섰고, 충북도는 청주공항의 기능 약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청주공항이 운영난이 적지 않고 거리상 100㎞ 안팎이라는 점에서 새만금 국제공항이 생길 경우, 유명무실한 공항이 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점에서 충북의 처지는 더욱 곤혹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앞서 전당대회 당시 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출마자들이 호남고속철(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한 것도 마찬가지.
문 대표는 지난달 3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개통을 앞두고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로 받아달라”고 경유에 다소 부정적 입장임을 피력했으며, 경쟁자였던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도 같은날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고속철도를 저속철도로 만들려는 '구상유취'한 발상은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했다.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도 당시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들면서까지 서대전 경유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당권주자들이 이렇듯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던 것은 당락에 급급해 호남 표심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으로, 이는 대전 민심에게 큰 상처로 작용하는 동시에 당내 내홍으로도 확산됐다.
아울러 전당대회가 총선을 이끌 새로운 당 체제를 마련키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결국, 총선용 공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