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관리 가능 수준을 벗어났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저금리와 부동산 금융규제로 주택 구입을 위한 은행 대출 수요가 폭증해 향후 가계발 금융부실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으면 위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현재 규모는 이미 60%를 넘어 GDP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향후 금리인상 변동에 따라 우리나라가 경제를 위협할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전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20조4027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1조3752억원(7.2%)이 늘었다. 충남지역은 전년보다 2조5981억원(11.3%) 늘어난 25조4993억원, 세종지역도 전년보다 1조831억원(38.8%) 늘어난 3조87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가계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5조8232억원, 가계신용 잔액은 1089조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나라 인구가 5062만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2150만원 정도의 빚을 진 셈이다.
가계부채는 2011년 73조원이 증가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정부의 규제로 2012년 47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57조6000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가계부채가 29조8000억원이 증가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 증가액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경기 안정을 위한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년 사이 늘어난 대전지역 은행권 가계대출 1조3752억원 가운데 9206억원(66.9%)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지난해 충남과 세종의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2조125억원, 8389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의 77.4%를 차지하는 수치다. 지난해 전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 38조5000억원 중 36조7000억원(95.3%)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1분기 2조원, 2분기 7조4000억원, 3분기 11조9000억원, 4분기 15조40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1월은 주택거래 비수기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이같은 현상이 깨졌다.
하나·우리·국민·신한 등 7대 시중은행의 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9613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1월 7650억원이 감소했던 것에 비교하면 눈여겨볼 수치다.
가계대출 증가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겉으로는 화려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가계 빚 증가로 뒷받침한 꼴이어서 가계발 금융부실 위험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역금융계 한 관계자는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며 “앞으로 세계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 이때부터 가계부채가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록·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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