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침몰 중이에요” 택시에서 허위신고

4차례 거짓신고 40대 구속… 해경 “손해배상 요구 민사”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던 지난달 18일 오후 8시 30분. 이날은 설 명절 연휴 첫날로 보령해양경비안전서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들어왔다.

“군산 연도 인근 해상서 기관실에 물이 차 침수 중”이라는 선원 김모(40)씨의 전화였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즉시 경비정 2척과 122구조대 등 인원 37명을 급파, 김씨 구조에 나섰다.

이후에도 김씨로부터 구조 요청 전화가 세 차례나 더 걸려와 상황의 심각성을 높였다. 그러나 김씨의 신고 내용과는 달리 인근 해상에는 배 한 척 보이지 않았다.

거친 파도 속에 위험을 무릅쓴 해경의 수색작전은 더 강화됐지만, 헛수고였다. 해경은 2시간 동안 신고 해상 인근을 샅샅이 뒤졌으나, 김씨의 배를 찾는데 실패했다.

이에 낙담한 해경은 다시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이 모든게 허위신고였던 것.

보령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달부터 김씨에 대해 보름 동안 조사했고, 최근 김씨를 구속했다.

관련 혐의는 해양긴급 신고전화(122)로 허위 신고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다.

해경이 김씨를 구속까지 한 이유는 과거 동일 수법 전력 등이 드러난 데다 해경 인력 40여 명이 총출동하는 등 국가적 손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조사결과, 김씨는 당시 배를 타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전남 신안군에 거주하는 김씨는 신고 당일 개인적인 일로 장항에서 택시를 타고 군산까지 이동했고, 차안에서 4차례에 걸쳐 해경에 거짓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해경 조사에서 “술에 취해 실수로 허위신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당시 김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해경은 김씨를 상대로 허위신고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낼 방침이다.

본사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