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열린 서산시 부석면 부석중 입학식에서 김복환(81)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입학선서를 하고 있다.
서산시 제공 |
2일 서산시에 따르면 김 할아버지는 자그마치 60년 전인 1955년 서산시 부석중학교 1학년에 다녔었다. 당시 학교에는 만학도가 흔했던 탓에, 21살의 나이에 중학교를 다니던 김 할아버지는 결국 입대할 나이가 돼 군대에 가게 됐다.
제대한 후 김 할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움의 꿈을 접은 채 농사를 지어야만 했다. 그러나 김 할아버지는 60여년이 흐른 지난 1월 한 방송프로그램을 보고는 이루지 못한 학업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68세 할머니의 중학교 입학과 수능 도전 사연이 방송에 나왔기 때문이다.
얼마 뒤 꿈은 현실이 됐다. 김 할아버지는 이날 손자·손녀뻘 되는 학생 37명과 함께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석했다.
학교 측이 재취학을 흔쾌히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할아버지의 도전에 가족과 친지, 서산을 비롯한 충남도민들은 응원과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김 할아버지는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시 다닌다는 것이 쑥스러워 한참을 고민했는데, 기꺼이 입학을 허락해 준 학교에 감사한다”며 “이제라도 배움의 한을 풀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할아버지는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두려움도 있지만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며 의지를 보였다.
서산=임붕순·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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