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사와 운명을 함께해 온 옛 충남경찰청사를 관리하고 있는 경찰청이 '독자 활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청사·도경찰청사와 해당 부지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해온 대전시는 분리 활용은 말도 안 된다며 조만간 용역에 착수할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동 활용방안을 요청할 방침이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옛 충남도청 부지의 국가매입(800억 원)과 활용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올해 문광부는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옛 충남도청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충남도 소유의 옛 충남청사 부지는 2만 5456㎡, 기획재정부 소유의 충남경찰청사 부지는 1만 2322㎡로 전체 3만 7778㎡에 달한다. 국가가 옛 도청사를 매입하는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국가가 800억 원을 내면 도청사는 국가 소유로 넘어간다. 충남경찰청사의 경우 경찰청이 기획재정부로부터 관리청으로 위임받은 상태다.
문제는 특별법 대상에 충남경찰청 부지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특별법에 따라 도청사는 활용할 수 있지만, 충남경찰청사는 기재부 등의 허락 없이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담장 없이 서로 오갔던 두 기관의 부지를 따로 따로 나눠 활용하는 것은 문제로 꼽히고 있다.
시가 2009년부터 충남경찰청사를 포함해 여러 차례 도청사 활용방안 용역을 수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용역을 통해 나온 결론은 복합문화공간과 문화예술창작복합단지 조성이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충남경찰청 본관은 업무와 창업지원 시설, 상무관은 편의시설(레스토랑) 등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대선 당시 문화예술백화점과 근현대역사박물관을 제시한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와 2012년 문화예술복합단지를 공약한 박근혜 대선 후보도 도청사와 충남경찰청사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충남경찰청사는 1년 4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대전시민을 위해 쓰여야 할 국가재산이 주차장으로 전락한 채 폐허처럼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소유와 관리 등이 다소 복잡해 이견 조율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건 분리해 활용방안을 찾아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문체부에 도청사와 충남경찰청사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용역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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