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첫마을과 대전·공주·청주 등 인근 지역 운행의 비효율성은 초기 단계부터 부각됐지만, 정부는 형평성 문제를 들어 지원을 지속했다.
26일 정부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첫마을과 청주, 공주, 대전 일대 출·퇴근 통근버스는 편도 기준 최대 45대에 이르고 있다. 청사까지 차로 5분, 자전거로 15분 이내 거리인 첫마을 출근버스는 여전히 10대고,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운행 권역(소요시간 15분)인 반석역과 노은권에도 출근 시간대 16대가 운행 중이다.
지하철과 BRT간 무료 환승이 가능한 대전 서구 권역에도 11대가 투입되고 있다.
정부의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과 세종시의 BRT 배차간격 10분 이내 단축 등의 흐름과 역행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는 수도권 통근버스 이용 공무원과 형평성을 들어 지원을 지속했다.
국무조정실과 세종시, 행복도시건설청 등 제 기관은 순차 폐지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중앙부처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
정부는 통근버스 화~목 운행 중단을 검토 중이다.
연간 100억여원에 달하는 혈세 지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고려한 조치다.
결국 일일 최대 4시간 왕복 출·퇴근에 나서야하는 수도권 거주 공무원의 비애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 통근버스는 주간 왕복 운행 기준 서울권 최대 259회, 경기권 최대 190회 수준이다.
화~목 운행 중단 시에는 서울권 최대 86회, 경기권 59회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예측치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출퇴근 공무원은 2500여명을 넘어섰고, 통근버스의 교통수단 점유율은 80%를 상회하고 있다.
결국 이동 수요는 KTX 전세 열차 또는 민간 고속버스 편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이전 공무원의 경제적 부담은 가중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32·도담동)은 “평소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선후배 연구원들의 고충이 매우 크다”며 “수도권 민간 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려는 모습도 나타난다. 세종시 정착을 위한 정부 지원이 강화되야한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첫마을 등 인근 지역 버스 축소부터 순차 진행해야한다. BRT와 택시 등 대중교통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도 그렇다”며 “수도권 버스 축소는 세종시 정착의사를 떠나 이주 공무원의 생활안정에 역행하는 일일이다. 지역에서 보다 따스한 시선으로 기다려주셨으면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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