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의 맛을 아는 멋쟁이, 이두식 이텍산업(주) 회장

베풂의 맛을 아는 멋쟁이, 이두식 이텍산업(주) 회장

베풀 수 있는 기회에 늘 감사, 어린이·청소년 후원도 나설 것 공장·작업복 멋스럽게 만들고 글로벌화로 '더 좋은 회사' 노력

  • 승인 2015-02-25 16:06
  • 신문게재 2015-02-26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전·충남 아너소사이어티클럽]12. 이두식 이텍산업(주) 회장

▲ 이텍산업 이두식 회장이 이텍산업의 2015년 화두인 '프론티어 리텍'(Frontier Retech)에 대해 설명하며 올해를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
▲ 이텍산업 이두식 회장이 이텍산업의 2015년 화두인 '프론티어 리텍'(Frontier Retech)에 대해 설명하며 올해를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맛을 안다'고 한다. 눈물 젖은 밥맛을 알고 잠깐 눈을 붙인 단잠 맛을 알고, 혼자 울어본 눈물맛을 안다는 것.

성공한 사람들은 '멋을 안다'고 한다. 바쁜 가운데서도 잠시 여유를 즐기는 멋을 알고, 사람과 함께 하는 멋을 알고, 어렵게 번 만큼 제대로 쓸 줄 아는 멋을 안다고 한다.

맛과 멋을 아는 사람.

'멋쟁이'를 위한 조건에 '이웃을 위한 나눔'을 넣는다면, 이텍산업㈜의 이두식(56·사진) 대표이사(회장) 역시 '멋쟁이'로 꼽힐만 하다. 평소 꾸준한 나눔을 실천해오는데다 지난달에는 1억원 이상 개인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대전아너소사이어티에 35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람의 그릇을 키우는 방법은 보시, 나눔 밖에 없다”는 이두식 회장을 최근 대전시 유성구 탑립동 이텍산업의 집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나눔'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사람의 그릇은 다 타고 나는 것이고 종지 그릇, 대접 그릇처럼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그릇만큼 사는 것이기에 종지에 바가지만큼 담으려고 한들 소용이 없다”며 “그릇을 키우는 방법은 보시밖에 없는데 나누고 베풀 줄 알아야 종지가 대접이 되고, 베풂으로 인해 자기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는 말로 평소 마음에 새겨온 나름의 '그릇론'을 펼쳤다.

▲“이웃 위한 넉넉한 그릇 되고파”=작은 그릇이지만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한 '넉넉한 그릇'이 되고 싶다는 이 회장은 그럼에도 언론의 조명을 받는데는 무척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이두식 회장은 “정말로 어려운 나눔은 내 몸을 희생시켜가면서 하는 자원봉사라고 생각한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시는 자원봉사자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인데 나눔이라고 해도 물질적인 도움을 조금 드린 것밖에 없는 제가 인터뷰까지 하게 돼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대전 구암사(주지 북천스님)의 신도회장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구암사가 어려운 이웃 등을 위해 연간 15만 그릇의 국수를 보시하는 활동에도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대해 “보시하고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보시는 상대방을 좋게 하는 것보다 나를 더 크게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웃을 위한 봉사 만큼이나 이 회장은 회사 직원들에게도 형처럼, 가족처럼 살갑게 대하고 있다. 한번 맺은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한번 회사에 들인 직원은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일할 때는 엄격하고 무섭기까지 한 '호랑이 회장'이지만 평소에는 격의없이 인간적으로 대하고 있다.

▲인연의 소중함 알게 한 대만인 사업가=“아무한테나 형, 동생이라고는 절대 안하지만 한번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간다”는 이 회장의 성품 덕에 이텍산업의 임원들 중에는 이 회장의 전 직장동료가 많다.

지난 10년 동안 2년에 한번씩 전 직원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200여명의 전 직원이 함께 여행하려면 전세비행기를 빌려야 하는 등 억대의 비용이 들지만 그 역시 직원들을 위한 귀한 투자이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회사”이기를 바란다는 이 회장이 사람사이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게 된데는 20여년 전 처음 회사를 설립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줬던 대만인 사업가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전혀 일면식도 없었던 대만인 사업가는 이 회장에게 사업을 시작해보라는 격려와 함께 수억원대의 신용장을 보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이 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대만인 사업가와는 지금도 부자지간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 분을 '비즈니스 파더'(사업적 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서른 세살때였죠. 직장생활을 하던 당시, 창업이라는 너무도 큰 기회를 주신 그 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이텍산업이 존재하는거죠.”

이 회장은 “제 비즈니스 파더인 그 분처럼 저 역시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고 희망과 기회를 주고 싶다”며 어려운 형편의 아동과 청소년들의 교육을 위한 후원에 적극 나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세종시 공장은 멋스럽게=이 회장은 사업적으로도 올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오는 8월쯤 세종시로 이전할 계획인데 공장 규모가 5배 이상 커질뿐 아니라 공장 건물도 '멋스럽게' 짓고 싶다는 '남다른 구상'이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보통 공장이라고 하면 칙칙한 건물을 떠올리는데, 세종시 공장은 멋스럽게, 이야기가 있는 건물로 만들고 싶다”며 “이탈리아의 공장을 방문해보면 스토리와 역사가 있는 공장이 멋져보였다. 세종시 공장도 나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세종시를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공무원들의 견학코스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이텍산업이 대한민국 최대의 특수차량 전문제조사라는 점을 살려, 공장 내부에 군에서 사용하던 전통 무기들을 전시하거나 체코 쪽에서 고전적인 '앤틱카'를 사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멋'을 아는 오너의 성격을 반영하듯 유성구 탑립동 이텍산업 건물 역시 남다른 인테리어와 세련됨을 자랑한다. 12년된 건물임에도 깨끗한 외관과 고급스런 인테리어, 가구와 집기들이 눈길을 끈다.

회사 건물을 꾸미는데 신경을 많이 쓰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외국의 사무실에 가보면 사무실을 멋스럽게 꾸미는 여유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단순히 일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삶이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그들을 보며 '저렇게 멋스럽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그래서 처음 오피스텔 16평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사무실에 꽃을 들여놓고 꾸미는데 신경을 썼다. 지금도 해외 출장을 가서 사무실을 방문하면, 화장실 인테리어 하나도 그냥 스치지 않는다고 했다.

▲인문학적 감성의 회사 경영=이 회장이 멋을 누릴 줄 아는 것은 유학자이자 서예가로 성균관 부관장을 역임한 부친 이병섭씨 슬하의 가풍에서 받은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이 회장도 홍익대 영문과를 졸업한 '인문과'인 영향도 크다.

“인문과다 보니 감성적이고 숫자에 대한 개념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사업하는 분들을 보니 나와는 틀리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공장에서 일하는 작업복에도 '멋'이 스며있기를 바란다는 이 회장은 “세종시로 공장을 이전하면 작업복 디자인도 바꿀 계획”이라며 “앙드레 김의 디자인처럼 멋진 작업복을 주고 싶고 기업이 저렇게 멋있냐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비록 중소·중견기업이지만 생각하는 꿈은 크다”며 “대기업보다 더 나은 중견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큰 회사보다, 직원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드는게 가장 큰 임무”라고 덧붙였다.

페루에 방탄차를 수출하고 5년만에 1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비롯해 급성장을 해오기까지 직원들의 땀과 노력을 알기에 이 회장의 직원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직원들에게 고맙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월급이 아깝다거나 월급이 많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이 회장은 “앞으로 2000억, 3000억원의 매출을 위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장차의 종합상사 되고파=“경쟁보다 독점이 중요하다”는 이 회장은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특수자동차메이커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올해를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2015년의 화두를 '프론티어 리텍(Frontier Retech)'으로 정하고 팀장급 이상의 사인을 받아 액자로 제작, 회사 곳곳에 걸어놓은 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현이다.

이텍산업을 '특장차의 종합상사'이자 '비즈니스형 제조업체'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이 회장의 집무실을 나서며 우물의 마중물을 떠올려봤다.

한 바가지 정도의 적은 물이지만 땅속 깊은 곳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힘, 시원한 물줄기로 사람들의 목을 축이게 하고 갈증을 풀어주며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힘. '마중물' 같은 이 회장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대담=한성일 취재3부장(부국장)

정리=김의화 기자


▲이두식 회장은=1959년 11월 4일 경기도 파주 출생. 홍익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충남대 평화안보대학원 제1기 최고위평화안보정책과정, 제1기 최고위사회안보정책과정을 수료했다.

수상경력으로 산업포장(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대통령 표창(우수중소기업), 고용노동부장관표창(일자리창출), 재정경제부장관 표창(성실납세), 산업자원부장관 표창(신기술실용화),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국방부장관 감사패(1사1병영), 조달청장 표창(품질향상), 중소기업청장 표창, 방위사업청장 표창, 국세청장 표창, 경찰청장 표창 등이 있다.

현재 (사)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회장(2003.02~), 대전지방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2012.08~),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2012.03~),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 부회장(2008.3~), (사)중소기업융합 대전세종충남연합회 부회장(2008.1~), 대전지방국세청 세정자문위원(2012.03~)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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