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치른 제66회 약사국가고시에 전국에서 1716명이 응시, 1668명이 합격해 97.2%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번 약시는 종전 4년제 약학대가 6년제로 바뀐 후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치른 국가고시다.
당초 정부는 대학 입학정원을 늘리는 대신 합격률을 떨어뜨려 전문적인 약사인력를 육성하겠다며 4년제였던 약대를 6년제로 전환했으며 이로 인해 충남대를 비롯해 전국 35개 약학대학에서 올해 6년제 첫 학사를 배출한다.
하지만 이번 국가고시에서 국내 대학 응시자 가운데 탈락자는 단 1명, 나머지 47명은 필리핀 등 외국대학 출신으로 집계돼 약대의 6년제 전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오히려 4년제 약사고시는 105명이 응시해 27명이 합격 25.7%의 합격률을 기록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간호사 국가고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23일 치러진 제55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국적으로 1만 6285명이 응시해 1만 5743명이 합격 96.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간호사 국가고시는 지난 2013년 1만 3799명에서 2014년 1만 6079명, 2015년 1만 6285명 등 응시인원은 매년 늘었지만 같은기간 합격률도 94.7%에서 지난해 96.1%, 올해 96.7%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로 인해 중부대 47명, 을지대 158명, 건양대 80명, 배재대 16명, 한남대 35명 등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에 응시한 지역 대학들은 연이어 응시생 100%합격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렇게 약사와 간호사 국가고시의 합격률이 90% 후반대를 넘어서면서 국가고시가 단순히 자격증 취득에 지나지 않는다는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약사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간호사들의 취업률도 50%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고시가 오히려 전문 인력의 취업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대 관계자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약사와 간호사 국가고시가 대부분 합격되는 자격증 시험으로 전락한다면 이들이 가진 전문성은 오히려 폄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