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창조경제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선전 연구환경 조성은 물론 효율적 연구지원을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2년 마다 개편이 반복되면서 연구현장의 안정성과 전문성 저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17일 정부출연연에 따르면 이달 초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소통과 협력 강화, 세계적 연구환경 조성, 효율적 연구지원을 위해 사무처 조직을 개편했다.
원장 직속의 대외협력실을 새롭게 마련하고 기존 사무처 체제를 바꿔 연구지원본부를 선임 본부로 전진 배치하는 등 3개 본부, 1개 실, 13개 팀으로 꾸렸다.
정책기획본부 내 글로벌협력팀과 문화홍보팀의 기능을 흡수, 국내·외 협력을 확대해 IBS의 글로벌 위상 정립을 위해서다. 조직간 유기적인 협력과 시너지 효과 발생을 위해 기획, 인사, 재무회계 등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국립중앙과학관도 이달 초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한 핵심업무 전담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능별 독립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담팀 확대와 사업부서 강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국가 과학기술자료의 체계적 보존 관리를 위한 과학사물팀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료의 공유, 소통에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도 지난 9일 부원장을 신설해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융합연구 및 장비개발 역량에 집중하는 대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2개 본부, 7개 연구부 체제를 2개 본부, 1개 사업단, 10개 지역센터로 틀을 마련했다.
산하에 모두 19개 연구팀을 꾸렸다. 부서간, 지역간 창의적 융합연구는 물론 장비 특성에 맞는 팀제로 재편한 것이다.
기존 부 체제에서는 다소 어려웠던 융합연구 활성화를 위해 팀제로 꾸려 연구과제 등 상황에 따라 유기적,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도 지난 17일 부원장 신설과 융·복합 연구를 기반으로 한 성과창출형 조직 선진화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연구조직의 책임경영 체제 강화를 위해 기존 3본부, 8그룹이던 것을 3부, 2단, 1센터로 구축했다. 또 그룹장을 폐지해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로 재편했다. 내·외부 연구개발과 협업 기반의 성과창출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정부출연연 한 관계자는 “창의 융·복합 연구, 소통과 협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통해 창조경제 성과 창출 등 긍정적 측면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잦은 조직개편이 연구기관의 특성을 반영하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정부와 코드를 맞추려는 의도가 적지 않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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