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천신만고 끝 취임 '과제 산적'

책임총리 위상확보 시급… 당정청 가교역할 주목

이완구 국무총리가 우여곡절 끝에 임명됨에 따라 이 총리의 향후 당정청을 아우르는 정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살리기 등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동력을 제공해주는 역할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커다란 정치적 상처를 입은 이 총리에게는 국정 수행 과정에서 이를 '현안 성적표'로 보여줘야 한다는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됐다.

이 총리가 수차례 언급한 책임총리 역할에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총리로서의 장관 제청권 등 권한을 확실하게 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와대가 협의를 하지 않고 장관을 임명하면 총리직을 그만두겠다고 한 말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간의 갈등도 이 총리가 해소해야 될 정치 현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은 소강국면이지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선출 이후 당청 간 긴장기류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어 여당 내부와의 소통 문제도 이 총리에게는 큰 부담이다.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총리가 청와대와 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와대 문건유출 파문과 이에 따른 국정개입 의혹 등으로 야기된 공직기강 문제를 바로잡아 가는 일도 이 총리가 해야 할 일이다.

내각과 함께 국회를 상대로 경제활성화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데 이 총리의 역할은 이전 총리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가 여당 원내대표 시절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과의 갈등을 조속히 해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공직사회 혁신,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각종 개혁과제를 풀어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총리가 직면한 최대 난제는 인준 과정에서 입은 내상을 어떻게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명 당시 무난한 인준은 물론 '책임총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본인과 차남의 병역 문제, 재산형성 과정, 논문표절 등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왔고, 청문회 직전에는 '언론외압'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민심이 급속히 악화되는 등 야당의 부적격 판정까지 받게 됐다.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이 총리의 향후 행보도 다소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뚝심과 특유의 친화력이 발휘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야 관계도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게 이 총리측의 설명이다.

서울=황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