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설공단'…대전 복싱실업팀 창단 어쩌나

시체육회, 철도시설공단에 건의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전국서 유일하게 없어… 관련법 따른 전향적 자세 필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전에만 남자 복싱 실업팀이 없어 창단이 절실하다.

중구청에서 운영하던 남자 복싱팀이 해체되자 대전시체육회에서 철도시설공단에 창단을 건의했지만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련 법령에 따른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12일 대전시체육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구청이 남자 복싱 실업팀을 재정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해체하면서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남자 복싱 실업팀이 없는 곳이 됐다.

현재 남자 복싱 실업팀은 서울시청과 인천시청, 울산시청, 남양주군청, 영주시청, 보령시청, 충주시청, 보은군청, 남원시청, 안양시청, 원주시청, 수원시청, 대구체육회, 포천군청, 이천체육회, 시흥시체육회, 오산시체육회, 남양주시체육회, 가평군청 등 전국 16개 시·도에 총 19개 팀이 있다.

이에 따라 시체육회는 관련 법령 등을 근거로 대전에 있는 대표적 공공기관 중 하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수년 간 복싱 실업팀 창단을 수차례 요청했고, 최근에도 관련 서류를 전달하며 재차 창단을 건의했지만 부정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 4항에는 공공기관 가운데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에는 한 종목 이상 운동경기부(실업팀)를 설치·운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시행령 제7조 2항에는 상시 근무자 1000명 이상 공공기관이 해당한다고 구체화했다.

이를 근거로 시체육회는 대전에 본사를 둔 근로자 1000명 이상의 공공기관 중 매출 규모(2012년 9조22800억원)가 큰 철도시설공단에 창단을 요청했고, 2012년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공공기관 관계자 회의에서 철도시설공단에 실업팀 창단을 강력 주문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은 내부적으로 검토 작업에 착수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등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고, 결국 지금까지 실업팀 창단을 하지 않았다. 이는 체육진흥법에 따라 해당 공공기관은 실업팀을 창단, 운영하도록 했지만 정작 이를 지키지 않아도 벌금 등 강제 사항이 없어 공공기관 입장에선 '안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체육계는 지역체육 활성화와 운동선수 진로 등을 위해 공공기관의 실업팀 창단이 시급한 만큼 철도시설공단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 주길 기대하고 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에 복싱 실업팀 창단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내부 사정, 중앙부처 등을 이유로 계속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대전의 소년은 물론, 대학 복싱 선수들은 갈 곳이 없어 외지로 떠나고 있는 현실을 철도시설공단에서 이해하고, 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시체육회에서 건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이와 관련해 내부 검토 여부는 물론, 어떤 것도 언급할 수 없다”고 완고한 태도만 보였다.

최두선 기자 cds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