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가 무산된 가운데 8일 광주행 KTX가 서대전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오는 4월 개통 예정인 KTX 호남고속철도가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자, 지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대전에 있는 호남 출향인들은 국토부의 이번 정책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 백지화로 인해 그동안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이 공들여 쌓은 노력도 물거품 됐고, 대전이 고향인 시민들이나 호남 출향인들의 이동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더욱이 지역민들은 서대전역권 경유 배제로 충청~호남지역 간 이동 감소현상이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진호 대전개발위원회 사무처장은 “향후 중앙정부에 대전시민들의 입장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익산역에서 연계 환승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대전에 호남 출신들이 50만명에 가까운데, 이 사람들이 고향에 갈 때 환승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정부가 일부 호남권 정치인들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 이번 국토부의 정책 결정은 충청권과 호남권에 모두 피해를 주고, 모두에게 득이 없을 것”이라며 “더불어 이는 지방이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전략이다. KTX 호남선이 국민 축제 속에서 개통돼야 하는데, 일부 정치인 몇 사람들 때문에 지역 갈등과 분열만 발생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광주가 고향인 시민 이모(52ㆍ서구 둔산동)씨는 “KTX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호남인들을 이해를 못하겠다. 광주 등 호남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대전과 충청도 사람인데, 이 사람들이 못가면 전라도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민들의 표를 인식하는 일부 정치인들 때문에 소상공인 등 경제인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관광수입도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호남에 있는 가족들이 대전에 올 때도 큰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회는 “국토부가 KTX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한 정책 결정을 위해 제시했던 이용객의 편의성과 안전성, 수요(수익성)는 구호에 불과했다. 호남지역을 방문하는 서대전역권 이용객들은 환승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공공성마저 훼손한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호남선 KTX 전체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서대전역권 배제는 향후 코레일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지역 경제계도 정부의 결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국토부의 계획대로라면 대전·충남지역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서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수많은 이용객들의 편의성과 수요가 간과된 것 같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지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결정으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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