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가 숨진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4일 교내 소강당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학부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5명의 학생 가운데 3명의 가족이 참석해 졸업식장은 눈물바다가 됐고, 2명의 가족은 차마 참석하지 못하면서 주위를 숙연케 했다.
2013년 7월18일 태안군 안면도 해안에서는 사대부고 학생들의 사설 해병대 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학생들은 고무보트 훈련 중 무자격 교관의 지시에 구명조끼를 벗고 바다로 들어갔다가 23명이 갯골에 빠졌고, 파도에 휩쓸려 5명은 결국 실종됐다.
이후 해양경찰 등의 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사설 캠프의 초기대응 부실로 실종됐던 학생들은 모두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분노하는 안타까운 사건이다. 당시 숨진 학생은 고(故) 김동환, 이병학, 이준형, 장태인, 진우석군 등 5명이다.
5일 열릴 모교 졸업식에 서 있어야 할 아이들이지만 안타깝게 친구들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가 하루 먼저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들의 명예졸업식이 진행되던 사대부고 소강당은 울음바다였다. 추모 묵념 후 명예졸업장은 아버지들이 대신 받았고, 학교에 남은 친구들은 정성껏 만든 추모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에 자녀들의 모습이 나오자 가족들은 결국 슬픔을 참지 못하고 '가슴이 찢어진다'며 흐느꼈다.
이날 동환군의 아버지 김영철씨는 “다섯 친구를 기억해준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이제는 미안해하지 말라”고 오히려 우는 학생들을 위로했다.
김 씨와 가족들은 “졸업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하는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게 관심을 갖는 어른으로 커달라”고 당부했다.
다섯 학생의 친구들은 모두 눈물을 떨어뜨렸다. 안타깝게도 명예졸업식에는 두 학생의 가족이 참석하지 못했다.
아들이 생각나 슬픔을 참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진우석군의 어머니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아들 우석아! 엄마는 너의 졸업식에 못 가, 아니 갈 수가 없단다. 왜냐구? 너가 없기 때문이야”라고 심정을 적었다.
한편 확실한 재방방지대책과 책임자강력처벌 등 교육당국이 약속한 사항들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으면서 유가족들을 더욱 슬프게 했다.
공주=박종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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