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부산 사상)은 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선 KTX는 참여정부 당시 타당성 부족에도 건설했던 사업”이라고 진단하며 “개통을 앞두고 노선을 바꾸고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대전 경유 찬반을 묻는 질문에는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으나 “개통을 앞두고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로 받아달라”며 경유에 부정적 입장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도 이날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고속철도를 저속철도로 만들려는 '구상유취'한 발상은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다. 그는 이어 “국가 재정면에서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서대전역 경유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은 전날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원안대로 가는 게 맞다”며 “고속철을 저속철로 만들면서까지 서대전 경유를 하는 아닌 것 같다”고 반대 입장을 못 박았다.
대전 당원 및 시민의 바램과 완전히 상반된 이들의 발언은 전당대회 승패에 급급한 나머지 호남 표심만을 자극하려한 행위로 분석된다.
특히, 당 정책위가 지난달 28일께 비대위에 올린 보고서에서 “서대전역 경유 주장과 반대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만큼 분열주의자들에 의해 이용당하지 말고 합리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던 만큼, 출마자들이 자기 이익에만 매몰된 발언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호남권을 찾아 어떻게 해서든 표를 구걸하려는 마당에 나온 것으로, 제1야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잡으려는 유아적 발상을 보여서야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시당은 이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대전·충청인의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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