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인명구조 투혼 …세상을 밝히는 시민 영웅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사고현장 인명구조 투혼 …세상을 밝히는 시민 영웅들

교통사고 부상당한 여성위해 주저없이 심폐소생술 펼쳐 견인차 기사들이 불 붙은 차량으로 뛰어들어 인명구조

  • 승인 2015-02-03 17:49
  • 신문게재 2015-02-04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승용차에 치여 도로에 쓰러진 보행자에게, 불붙은 차량에 갇힌 여성을 위해, 사고 충격에 어찌할지 모르는 아이 품은 엄마를 위해, 우리는 구호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

대전 교통사고 현장에서 얼굴 없는 시민이 위기에 처한 시민을 구조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1시 20분쯤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도로에서 21살 조모 양이 길을 건너던 중 승용차에 치였다.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로 조 양은 머리에 부상을 입은 채 쓰러졌고, 119구조대가 곧바로 병원에 이송했으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안타까운 사고에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조 양을 살리려 헌신한 시민이 있었다. 진한 밤색 점퍼를 입은 이 남성은 사고 현장에 쓰러진 조 양의 상태를 살피고 맥박 없는 조 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사고 직후 목격자 상당수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부상당한 조 양을 주변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남성은 흉부압박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한 생명의 끈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북부소방서 119구급대원은 “교통사고로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일반인이 다가가 구호활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라며 “그 시민은 우리가 도착해 인계받을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며 조 양 옆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31일 오전 3시쯤에는 중구 문화동 연정국악문화회관네거리에서 20대 만취 운전자가 운전한 승용차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량 기사 안상수(32)씨 등이 인근 주유소에서 소화기 3개를 가져와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이때 일반 시민인 40대 남성이 발이 끼어 몸과 얼굴만 보조석 방향으로 내민 여성을 잠바로 씌우고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그 사이 또다른 견인차량 기사 강윤석(33)씨는 소화기로 차량 내부에 번진 불을 진화하고 공구를 가지고 불붙은 차 안에 들어가 의자를 힘으로 젖혔다. 그때서야 여성 발목이 자유로워지면서 차량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여성을 몸으로 감싸 불길에서 보호한 40대 남성은 유독가스를 마셔 성모병원에서 치료받았고, 레커차 기사 강씨는 옷과 머리카락이 탔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 노모(64)씨가 숨졌다.

또 같은 달 29일 서구 내동 안골네거리에서 2살 아이를 가슴에 품고 운전하던 김모(35ㆍ여)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큰 사고는 아니었으나, 김씨는 아이를 가슴에 안은 채 난 사고에 심하게 당황했다.

이런 아이와 엄마를 위해 시민 A씨(부동산중개업ㆍ여)는 가게 문을 닫고 보호자를 자처해 구급차에 올라 병원까지 함께 갔다. A씨는 “아이 엄마가 당황해 해 병원에 함께 다녀온 것일 뿐 밖에 내보일 일은 아니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