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땅 투기 의혹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청문회 준비에 진력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총리 지명 이튿날인 지난 24일부터 줄곧 오전 9시를 전후해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로 출근을 해오다가 28일에는 오전에 나오지 않고 오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총리실에서 넘겨받은 자료와 원내대표 시절 국회에서 검토했던 사안을 집에서 비교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개헌 논의와 책임 총리 등 야당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이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숙고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고 있다.
경기도 분당의 토지 투기 의혹과 관련,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던 후보자 장인이 2000년 한국으로 완전 귀국하면서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며 집을 지을 적당한 부지를 알아봐달라고 후보자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00년 6월 분당구 대장동 1-37번지 1개 필지 계약을 추진했으나, 1-71번지 필지와 함께 계약하라는 소유주측의 요구에 따라 당시 지인인 강모씨에게 1-71번지 필지에 대한 매수 의향을 물어봤던 것이라고 준비단은 전했다.
특히 차남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선, “약속했으니까 추진한다. 그것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제인지는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야당의원과 전화통화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원내대표를 하다 나왔으니까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수시로 통화를 한다”며 “구체적으로 청문회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그것은 옳은 자세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신상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되레 논란을 키운다고 판단해 대응을 자제하는 등 청문회 본선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후보자가 정치인으로서 주변 관리에 철저했던 만큼 비교적 신상 논란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책 검증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후보자 측 관계자는 “국회 청문회특위 명단과 날짜가 확정됨에 따라 여야 의원들의 예상 질문과 신상과 관련된 의혹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내용들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 너무 우호적이라는 여론이 일자 검증에 철저를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완구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 “차남과 본인의 병역은 물론, 부동산 투기와 증여, 논문표절 등에 대해서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첫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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