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권 단장은…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사업단 단장, 전략기획단 단장을 맡고 있다. 문학평론가로 2010년 편운문학상 문학평론 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한국시의 현대성과 탈식민성', '타자들, 에움길에 서다' '발명되는 감각', '그러나 시가 있다' 등 다수. 문예전문지 '시작', '애지' 편집위원. |
●이형권 충남대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 사업단장
취업률이 대학을 평가하는 시대에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인문학과 예술 분야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 배출을 위해 '정원조정선도대학'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회·인문·예술 계열 등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저조한 기초학문과 인문대의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인문학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충남대의 특성화 사업단 가운데 하나인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사업단'은 이 같은 의문에 해법을 제시한다.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선정된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 사업단'은 국어국문학과, 철학과, 디자인 창의학과, 고고학과 등이 참여해 문화콘텐츠 분야에 종사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만들어 졌다. PD, 언론인, 글쓰기 지도사, 광고전문가, 게임산업종사자, 에듀산업종사자, 영화산업종사자, CP(콘텐츠 프로바이더), PM(프로젝트 매니저), DA(데이터분석가), DC(데이터컨설팅 전문가) 등 새로운 문화산업 관련 진로는 물론 인문대학과 예술 대학 학생들에게 기존의 전통적인 진로를 강화하는 것도 목표다.
이형권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 사업단장을 만나 사업단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인문학의 중심에 기술을 입히다=“인문학적 상상력과 디지털의 결합으로 제2의 스티브 잡스를 키워내는 것이 사업단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형권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 사업단장(국어국문학과 교수)이 글로컬리즘을 기반으로 한 인문콘텐츠 인력 양성 사업단을 구상하게 된 것은 인문학의 위기와 이로 인한 인문-예술 계열 학생들의 자신감과 열의가 갈수록 떨어진 것을 목격하고 서다.
“인문대학과 예술대 학생들은 실용학문이 아니다 보니 취업률이 약해요. 인문학을 우대한다고 지금까지 운영했던 시스템으로 공부한 학생들을 추천해서 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지엽적인 학문 연구에서 벗어나 융합 학문 도입을 생각했지만 많은 인문대 중에서 국어국문학과와 철학과, 고고학과와 디자인 학과를 엮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 단장은 “인문학의 가장 핵심이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라고 설명한다.
“문학과 역사, 철학을 중심을 두고 여기에 실용적인 기술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는 이 단장은 인문학의 핵심인 국문학과와 철학과, 고고학과와 디자인 창의학과의 융합을 도출했다.
여기에 지방대생이라는 심리적 박탈감에 사로잡힐 학생들을 위해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의 합성어인 글로컬리즘을 더했다.
이 단장을 이를 “지역대학 학생들이 너무 지역에만 매몰되지 말고 국제적 인재로 거듭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탄생된 글로컬리즘 인문콘텐츠 인력양성 사업단은 올 1학기 부터 사업단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줄 '인문콘텐츠 연계전공' 과정을 운영한다.
국어국문학과와 철학과, 디자인창의학과, 고고학과의 기본 교과목과 인문콘텐츠 관련 신설 교과목으로 구성된 '인문콘텐츠 연계 전공'교과목 가운데 48학점을 수강하면 복수 학위를 취득할수 있다.
연계 전공 학생들에게는 연간 3000만원 내외의 장학금 헤택도 주어진다.
“첫회에 학생들을 모집해 보니 30명 가까운 학생들이 지원을 했어요. 기대 이상이었죠.”
지난 학기 시작한 '구성작가', '전자출판',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은 유명 전문 강사를 초빙해 12주간 진행하면서 100여 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사업단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발굴해 운영할 계획이다.
▲제2의 스티브 잡스 양성을 위해=인문콘텐츠 사업단의 경쟁력이라면 바로 실용 능력을 겸비한 융합 전문가라는 데 있다.
이 단장은 “사실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는 이미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간단하게 컴퓨터 쓸수 있는 스킬 몇가지만 가르친다면 보조적인 일 밖에 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문화콘텐츠는 인문학적 소양이 있고 IT기술 능력이 추가돼야 하거든요. 우리 사업단의 궁극적 희망도 '인문학적 상상력과 디지털적 결합'으로 제2의 스티브 잡스를 키워내는 거죠.”
그래서 사업단이 원하든 인재상도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학생들이다.
이 단장은 “매 신학기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게 있어요. 절대로 '심심하다고 하지 말라'인데요. 지금 대학생들 전공 공부해야지, 연애해야지, 동아리 활동해야지, 그리고 취업 준비하려면 얼마나 할일이 많아요. 그런데 심심하다는 것은 열심히 살지 않는 거거든요.부지런하게 살아야죠.”
치열하고 능동적인 삶은 강조하는 이 단장에게 인문콘텐츠는 미래의 핵심이다.
“인문 콘텐츠 전공 졸업생이 3년후에는 나오겠죠. 짧게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들은 학생들도 곧 졸업하겠구요. 사실 인문콘텐츠는 앞으로 PD, 언론인, 글쓰기 지도사, 광고전문가, 게임산업종사자, 에듀산업 종사자, 영화산업종사자, CP(콘텐츠 프로바이더), PM(프로젝트 매니저), DA(데이터분석가) DC(데이터컨설팅 전문가) 등 새로운 문화산업 관련 직업군이 무궁무진해요. 그리고 인문대학과 예술대학 학생들에게 기존의 전통적인 진로를 강화하는 것도 목표예요.”
기존 인문학과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가는 교사, 공무원, 학예사 등의 직업군에도 인문콘텐츠 소양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요즘 교사를 뽑을때도 공개 강의를 강화하고, 면접할때도 개인의 소양을 우선으로 보잖아요. 그런점에 있어서 인문콘텐츠는 분명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거죠.”
▲전문적인 커리큘럼으로 충남대만의 특성화 만들 계획=지난 1999년부터 강단에 선 이 단장은 “학생들이 졸업후에도 찾아주는게 가장 기쁘다”고 말하는 천상 교육자다.
유창한 달변가로 격의없는 교수로도 유명한 이 단장은 “소통 잘되는 교수, 대화 잘되는 교수”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이 단장에게 사업단의 경쟁력을 묻자 “문학, 철학, 고고학은 기본적으로 문화 콘텐츠”라고 말한다.
“유명한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나 '인디아나존스' 모두 박물학적인 소스가 바탕이거든요. 그것이 있는 사람이 기술을 배운다면 새로운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수 있어요. 실제 콘텐츠에서 성공한 인물들을 보면 인문학적인 소양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사업단은 앞으로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과후 프로그램도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개설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진로와 취업 지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앞으로 인문콘텐츠를 충남대만의 경쟁력으로 키울 생각이다.
“우리나라 대학은 어느 대학 하면 뭐다 하고 딱 떠오르는 특성화된 분야가 없어요. 글로컬 인재로 키워내는 사업단인 만큼 몇년 후에는 충남대 하면 인문콘텐츠가 떠오르게 될 겁니다.”
시대를 읽고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엿보인다. 이 단장의 자신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대담·정리=오희룡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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