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종망 비리' 피의자 숨져 檢 당혹

횡령 등 혐의로 前 관세청 국장 조사 “인권침해 없었다”… 수사영향 촉각

국가관세종합정보망(이하 국종망) 구축사업과 관련한 입찰비리 의혹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자살, 검찰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27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전 관세청 국장 오모(63)씨가 지난 25일 오전 11시 10분께 서울 성동구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오씨는 자신의 컴퓨터에 “더이상 괴롭힘을 당하기 싫다. 가족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사업 납품비리 의혹과 관련,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아왔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국종망 납품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대전지검 특수부는 전 관세청 국장 출신으로 국종망운영연합회 자회사인 A업체 대표이사를 지낸 오씨가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오씨는 지난 20일과 22일 두 차례 대전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 조사는 첫날 12시간, 둘째 날 8시간 정도 진행됐고 오씨는 관련 혐의에 대해 일부 자백, 일부 부인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받던 피의자가 자살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검찰이 난감한 모습이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조사 과정서 검사나 수사관의 인권 침해적인 언사가 없었고 피의자나 변호인이 조사과정과 조사 후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국종망 비리의혹 수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83억원이 투입되는 관세청의 국종망 구축사업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비리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이후 '입찰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제보를 받은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업체와 관세청 사이 유착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과 12월 관세청과 관련업체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 관세청 현직 직원을 참고인 조사했고, 자살한 오씨와 같은 업체에서 근무했던 전 관세청 직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 왔다.

이에 대해 대전지검 관계자는 “이 사건을 개인적인 비리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수사하고 절차에 좀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