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평준화충남운동본부와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 회원 등 150여 명이 27일 오후 충남도의회 주차장 앞에서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 하라, 2016년 실시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내포=박갑순 기자 photopgs@ |
우여곡절 끝에 다시 제출된 고교 평준화 조례 개정안이 충남도의회 상임위 상정 무산이나 무기한 계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기명 투표 비난 등 도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부결로 결정 짓기 보다 논의 자체를 안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기영 도의회 의장은 27일 제276회 도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도교육청의 업무보고를 받기 직전 “이번 일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이 대의기관과의 협력을 경시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도의회에서 부결시킨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을 다시 제출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는 해석이다.
도의회 및 도민들에 따르면 다음달 3일 도의회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서 '충남도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상정이 예정됐다.
상임위를 통과하면 5일 본회의 24개 안건 중 마지막에 평준화 개정안 의결에 대한 가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본격 논의도 전에 천안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상정무산과 무기한 계류 전략이 감지되고, 김 의장의 경고성 발언까지 더해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도의원은 평준화 개정안 처리가 중요도에서 밀린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의회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현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의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학부모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교평준화충남운동본부와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 천안 학부모연합회(이하 연대회)는 이날 오후 1시 도의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연대회는 “최근 도의원들이 상정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상정 후 무기한 계류시키는 방법을 추진중”이라며 “오늘(27일) 저녁에도 식당에 모여 평준화 개정안 처리에 대한 전략을 짜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연대회도 이번 도의회 폐회시까지 의회 주변에서 천막농성을 펼치는 한편 긴급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대회는 “도의회가 자신들이 만든 조례마저 정당의 당략에 따라 부정하고 도민들을 무시하는 등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전국 최초로 평준화 조례 개정을 부결한 도의회는 도민위에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도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의회로 거듭나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회 개원부터 마무리까지 지켜보겠다”며 “도의회가 끝내 약속을 저버린다면 '주민소환운동'과 '도의원 세비거부 운동' 등 할 수 있는 모든 활동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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