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크론병은 불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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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크론병은 불치병?

소화기관 어디서든 발생 '희귀병'… 단순한 소화이상 생각하면 큰 코 환자중 절반 치루·치핵 증세… 복통·설사·체중감소 땐 의심해야

  • 승인 2015-01-26 14:05
  • 신문게재 2015-01-27 10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크론병

대학생 최진순(20·가명)씨는 최근 몇 개월 전부터 복통과 설사가 지속되고 체중이 5㎏이나 감소했다. 처음에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만 생각하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호전이 없었다. 증상은 점점 심해져만 갔다. 대변을 볼 때 고름이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했고 치질까지 생겼다. 결국 병원을 찾아 각종 검사를 받아본 결과 의사로부터 '크론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희귀병으로 알려져 있고 완치가 어렵다는 말을 들은 후 절망에 빠졌지만, 입원치료 후 큰 호전을 보였고 현재는 증상완화 치료를 받으며 정상인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다. 크론병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허규찬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 허규찬 교수(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 허규찬 교수(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크론병이란=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기관 어디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질환 크론병. 이름조차도 낯선 이 병은 가수 윤종신씨가 앓고 있는 병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정확히 병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크론병은 10대 후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서 20대까지 주로 나타나는 병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많은 합병증 때문에 환자들이 고생하는 병이다. 특히 이 병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을 잘 복용하는 등 환자의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서양에서만 발생한다고 알려졌던 크론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젊은 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 병은 일단 발병하면 평생을 조심해야 한다. 단순한 소화 이상으로만 생각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발생 원인과 빈도=크론이라는 의사가 처음 발견해서 이름 붙여진 크론병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불러온 재앙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의사들이 추측하는 원인으로는 유전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일반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장내 세균이 문제를 일으켜서 소장과 대장이 반응,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에 의해 염증이 발생되고 증폭되면서 소장과 대장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희귀병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난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 안심할 수는 없다.

발생 빈도는 2000년 이전까지는 거의 발생률이 낮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급격히 증가해 2005년도에는 연평균 10만명 당 1.3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학계에 의하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즉,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질병인 것이다.

▲진단은=크론병은 매우 드물고 희귀하기 때문에 병에 대해 의심조차 하기 힘들다. 크론병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한가지 검사로는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이나 의사의 진찰소견과 함께 혈액검사, 내시경, 조직검사, 소장조형술, 캡슐내시경 등의 검사가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합병증 유무를 관찰하기 위해 CT검사도 시행해봐야 한다. 장 내부를 볼 수 있는 내시경과 조직검사가 가장 중요한 진단법 중 하나다.

▲어떤 증상이 생기면 크론병을 의심해야 하나=크론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3가지로 나타난다. 복통과 설사, 체중감소가 있다면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크론병의 50% 이상에서 항문병변인 치루나 치핵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럴 때 한번쯤은 크론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합병증으로는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과 누공, 그리고 장이 줄어드는 협착, 복부농양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소아에서 발생했을 때는 장이 영양을 흡수하지 못해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장뿐만 아니고 눈이나 관절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매우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검사과정에서 보이는 특징=무엇보다 대장내시경 검사소견이 가장 중요한데, 소견을 보게 되면 길고 깊은 궤양이 띠 모양으로 생기고 주위는 자갈밭처럼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앞서 말한 장 누공과 협착, 복부농양과 같은 합병증이다. 누공이란 장과 피부를 통해 구멍이 생기는 것이고 협착은 염증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장이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복부농양은 궤양 때문에 구멍이 난 장을 통해 대변 등과 같은 물질들이 복부로 유입되면서 고름주머니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치료방법은=크론병은 완치가 힘들고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지만 일단 치료를 받으면 개선이 된다. 크론병의 장기경과를 보면 처음에는 염증이 발생하고 진행하면 협착이 생기며, 결국 천공형으로 점차 악화양상을 보인다. 초기에 염증과 협착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방치하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되고 그에 따라 삶의 질이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될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미연에 막을 수 있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즉,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긴 하나 다양한 치료를 통해 충분한 조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치료에 주가 되는 것은 약물치료다. 염증을 줄이는 약을 사용하고 두 번째는 면역억제의 일종인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그리고 항생제와 최근에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수술은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합병증이 심해 약물치료가 불가능할 때 시행할 수 있고, 가능한 최고한의 범위를 절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허 교수는 “크론병은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질환이고, 무엇보다 환자의 치료 마음가짐이나 생활태도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며 “크론병에 걸렸을 때 절망하지 말고 평생 함께 가야하는 친구로 생각하고 병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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