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권의 반발이 격화되면서 대전에 사는 호남 출신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 전체인구의 30%에 달할 정도로 곳곳에 호남인들이 자리 잡고있는 상황에서 KTX 호남선 논란 때문에 출향 인사들에 대한 호남권의 배려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KTX가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으면 대전과 호남의 거리가 너무 멀어진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대전으로 시집온 유모(35)씨는 “명절 때마다 58분 정도 걸리는 KTX를 이용해 친정에 가는데, 없어지면 왕복 시간이 거의 5시간에 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광주에 본사, 대전에 지사를 둔 회사의 직원 이모(42)씨도 “KTX가 없어지면 아무리 빨리 가도 2시간 10분이 걸린다. 오히려 대전과 광주가 멀어지는 셈”이라고 했다.
재전(在田)호남인에 대한 배려 문제도 언급했다. 모 자치구 호남 출향인 모임 회원인 공무원 A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출향인사를 활용하는 추세인데, (호남권의 격한 반발은) 섭섭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대전역 일부 경유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얘기가 많다. 대전의 한 사립대 광주 동문회원인 서모(45)씨는 “전체 중에 20% 정도 요구는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호남권이 포용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남권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반응도 있지만, 대전과 호남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한발씩 양보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호남이 고향인 한 대전시 공무원은 “국민통합 차원에서라도 일정부분 서대전역 경유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전호남향우회 관계자는 “자칫 두 지역 모두 손해 볼 수 있는 만큼, 수용할 부분이 있다면 먼저 나서서 양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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