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 깎기하다 흉물 전락… 주유소가 운다

  • 경제/과학
  • 기업/CEO

제살 깎기하다 흉물 전락… 주유소가 운다

경기불황에 저유가 지속 영향 '경영악화' 대전 휴·폐업 늘어 현재 281곳… 4년새 10곳↓ 일부는 폐업비용도 없어 방치

  • 승인 2015-01-21 18:13
  • 신문게재 2015-01-22 5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대전지역 주유소 간 저가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경영악화로 인한 휴·폐업 주유소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역 일부 주유소는 폐업비용이 없어 휴업 중이거나, 소유주 간 갈등으로 영업하지 못해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대전지역에 등록된 주유소는 모두 281곳으로 지난 2012년 말 기준 291곳에서 4년 만에 약 3.5%(10곳)감소했다.

또 지역 주유소 2곳은 휴업 중이며, 매년 2~3곳이 휴업을 하거나 영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폐업한 주유소는 2곳으로 파악된 가운데, 매년 2~4곳에 이르고 있다.

대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주유소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말 기준 1만3219개였던 주유소는 지난 2014년 말 기준 1만2498개로 2년 만에 5.5% 감소했다. 또한 현재 전국 주유소의 3.5%인 436곳은 휴업 중이며, 지난해 1~11월 총 226곳이 폐업했다.

이처럼 주유소 휴·폐업이 늘어난 이유는 오래전부터 주유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포화상태에 놓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와 대형마트, 금융권 등이 주유소 영업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을 부추겼고,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업계 간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주유소 한 관계자는 “1460원대 휘발유를 팔아도 카드수수료, 정유사 부가세, 관세 등 절반이 세금이다. 여기에 유통비용 등을 더하면 실질적으로 남는 것은 없다”면서 “국제유가가 오르면 고객이 줄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가격경쟁으로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주유소는 폐업하고 싶어도 폐업비용 등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물 철거와 환경정화 비용 등 폐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업을 원하는 대부분 주유소는 적자경영 등을 이유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는 어렵다. 보통 주유소가 폐업을 하려면 구조물 철거 7000만원, 주유탱크 주변 및 오염복구 7000만원 등 약 1억4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주유소간 경쟁이 심해져 앞으로 휴·폐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렇게 되면 폐업비용이 없어 휴업을 하고 그대로 방치해 흉물로 전락하는 주유소들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