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별 승·하차 인원(국민 편의성)을 배려한 운행계획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14일 국토교통부 및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경부선 철도의 경우 신경주역과 울산역을 경유하는 신설노선과, 밀양역을 경유하는 기존노선의 KTX 열차 배정 비율은 80대 20 수준으로 돼 있다.
경부선은 1월 현재 KTX가 총 89회(왕복 기준)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설노선으로 1일 73회, 기존노선으로 16회 운행되고 있다. 이는 철도 이용객을 배려한 결과로 보인다. 신설노선 이용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신경주역은 지난 2013년 연간 222만9546명(승·하차)이, 울산역은 498만6555명이 이용, 기존노선의 밀양역(305만1704명)을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런데도 기존노선으로 약 20% 운행을 배정했다. 이용객이 적은 곳임에도 20%를 배정한 것으로, 이용객이 많다면 운행 횟수를 더욱 늘렸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KTX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 횟수 등이 담긴 종합운영계획을 이르면 이달 말까지, 늦어도 다음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호남선은 앞서 언급한 경부선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신설노선보다 기존노선 역의 이용객이 더 많다.
이와 관련, 지역민들은 국민 편의성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KTX 호남선은 승객이 가장 많은 서대전역의 경유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기존노선은 오송, 남공주를 경유하는 신설노선과 비교해 이용객이 3배 이상이다.
실제 지난 2013년 서대전역 승·하차 이용객은 모두 489만4428명, 계룡역은 61만8725명, 논산역은 148만418명으로 집계됐다. 세곳에서 모두 699만3571명이 이용, 하루 평균 1만9160명이 이용한 셈이다.
반면, 오송역은 같은 기간 이용객이 228만5354명에 그치며, 하루 평균 6261명이 이용했다. 특히, 새롭게 신설된 남공주역은 공주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각종 편의시설도 부족한 상황으로 향후 철도 이용객도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X 서대전역 경유 대전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 편의성을 고려한다면 호남선은 승객이 가장 많은 서대전역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며 “서대전역 경유 횟수를 전체 편수 가운데 5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정부와 더 접촉을 해서 대전의 논리로 설득시키겠다. 어느 정도 정차하느냐가 문제다”면서 “18일 호남권 시·도지사들과 전화통화를 해, 우리지역의 호남인구를 생각해 달라고 했다. 이번주에는 국토부를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 광주와 전남·북은 똘똘 뭉쳐 반대하고 있는 반면, 대전과 충남, 충북은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서대전역 경유와 논산·계룡역 경유, 오송역 활성화 등 지역별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충북도의 경우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KTX 오송 분기역의 기능과 위상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며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충호 시대', 충청권 4개 시·도 공동이익 창출을 위한 충청권 4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충청권 행정협의회와 협의회를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한 충청권 상생협력기획단 모두 KTX 호남고속철도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 편의성과 효율성, 지역발전 등의 대의를 위해, 그리고 호남고속철로 인한 시·도별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상생협력에 나서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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