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은 교수(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
손목터널증후군은 정중신경이 손목 관절의 앞쪽에 위치하는 손목터널(수근관)을 통과하는 도중에 눌리면서 생긴다. 질환의 초기단계에서는 감각신경에 의한 손저림이나 무딘감 등이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될 경우 무지구근이 약해져 물건을 꽉 잡는 것이 어려워진다. 낮에 일상생활을 할 때는 괜찮다가 수면 도중, 잠에서 깰 정도의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손목을 터는 것과 같은 손과 손목을 움직이는 동작을 계속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는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대부분 원인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주로 40대 이상의 여성에서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약 3~4배 이상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손목터널증후군 외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말단 비대증, 폐경기와 같은 내분비 변화가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임신이나 수유 중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분만을 하거나 수유를 중단할 경우 호전되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대부분 환자의 증상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양 손등을 서로 마주 댄 후 양 손목을 90도로 꺾어 가슴 위치에서 유지하고 약 1분 후 엄지손가락부터 약지 손가락에 통증이 있는지 보는 팔렌(Phalen) 검사,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손목의 수근관 중심부위를 가볍게 두드려 증상을 확인하는 티넬(Tinel) 징후, 수근관 압박 검사 등의 이학적 유발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확진을 위해 근전도와 신경검사를 시행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당뇨나 목디스크로 인한 손저림, 무지 기저관절의 골성 관절염 등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확한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및 경추부 또는 수부의 방사선 검사를 실시한다.
질환의 초기단계에는 무리한 손목 사용 금지, 손목 부목 고정, 약물 치료, 수근관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진행이 되어 근위축이 나타나거나 보존적 치료를 약 3~6개월간 시행한 후에도 증상 완화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예후는 아주 좋으며 수근관 내에서 정중 신경의 압박이 명확한 경우 수술 후 1~2일 내에 증상이 없어진다. 수술 후 일상 복귀는 1주일 내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말초 신경병증이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 가능하다. 평상시 무리하게 손이나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을 피하고 근력 강화 운동, 손목 관절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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