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운영 예산 5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 논란을 빚었던 중구의회 의원들이 구민보다 자신들의 자존심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중구와 중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행정자치위원회 제1회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의원들은 효문화뿌리축제 예산 부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원안 통과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총무국은 기정예산액 528억 9422만원 보다 15억 2920만원(2.89%) 증가된 544억 2342만원을 올렸다.
증가된 예산은 대전효문화뿌리축제 운영 예산 5억원, 표준 기록관리 시스템 구축에 따른 자산취득비 5억원, 영상중계시스템 설치비 2억원, 중촌동 빨래방 컨테이너 수리비 2200만원이다.
행자위 의원들은 빨래방 컨테이너 수리비와 표준기록관리 시스템 구축에 따른 자산취득비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대전효문화뿌리축제 운영비와 영상중계시스템 설치비에 대해서는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원들은 유망축제 선정으로 인해 국·시비가 확보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전달했다. 또 축제가 발전하려면 기존 프로그램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의원은 원안대로 통과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국비 9000만원과 시비 4000만원 등 1억 3000만원이 확보됐으니, 4억원만 세워줘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유망축제에 선정됐다가 2012년 유망축제에서 제외된 사례를 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시 중구는 유망축제에 선정된 직후 열악한 재정상태를 이유로, 시에서 더 투자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시켜 달라는 조건과 함께 축제 주최를 시에 이관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2012년 전혀 투자를 하지 않은 채 2011년과 비슷한 예산 규모로 축제를 치렀고 문광부는 축제를 발전시키려는 지자체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뿌리축제를 유망축제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홍보강화, 새로운 콘텐츠 개발 등에 주력해 대전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발전시키라고 하면서, 정작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은 깎으려고 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우선 뿌리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발전시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구의회 김귀태 의원은 “의원들 마다 시각차는 있을 지 몰라도 축제 예산부분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구민과 대전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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