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잃은 선관위, 조합장 선거 우려

  • 사회/교육
  • 미담

신뢰잃은 선관위, 조합장 선거 우려

50대 직원 수년간 뇌물 받아… 일부 후보자 먼저 거래 제의도

  • 승인 2015-01-08 17:57
  • 신문게재 2015-01-09 6면
  • 천안=김한준 기자천안=김한준 기자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챙긴 전 천안시 동남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받았지만, 지역민들은 여전히 선관위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각 조합장 선거에서 선관위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갑질 횡포가 후보자들에게 또다시 미칠지 우려의 목소리마저 커지고 있다.

실제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조합장 선거의 부정은 정도를 넘어섰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여전히 돈을 건넨 후보자들이 자리(?)를 차고앉아 있기 때문이다.

구속된 전 선관위 직원 윤모(54)씨의 수법은 이렇다. 2009년 2월 선거와 관련해 요구에 불응할 시 집중 단속 등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O산림조합장에게 2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고 조합장은 이에 응했다.

조합장은 윤씨에게 선거사무에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달라며 같은 달 1000만원과 300만원, 500만원, 200만원 등 4차례에 걸쳐 농협계좌로 송금했다.

윤씨는 당시 수사기관 등으로부터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조합장에게 차용증을 써줬을 뿐 갚지 않을 생각이었다.

선거를 앞둔 목천읍 C농협조합장은 돈을 노리고 접근한 윤씨를 오히려 포섭했다. 지난해 6월 윤씨는 자신이 관할한다는 점을 노려 C씨에게 접근, 1000만원을 빌린 뒤 같은 해 10월 350만원을 추가로 꿔갔다. 윤씨는 C조합장에게 차용증을 써줬다.

C조합장은 한술 더 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을 선거부정감시단에 채용해 달라며 지난해 6월 600만원과 400만원을 건넸으며 같은 해 10월 현금 350만원을 줬다.

병천읍 L농협조합장은 자신에게 돈을 빌리려 접근한 윤씨에게 올해 치를 조합장선거출마와 관련해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며 지난 1월 350만원과 600만원 등 2차례 걸쳐 950만원을 송금했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다가동의 또다른 L농협조합장도 L조합장과 같은 목적으로 지난 2월 1000만원을 건네는 등 윤씨에게 있어서 조합장 선거는 돈벌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시민 김모(44)씨는 “산림조합이나 농협 등 조합장선거에 선관위가 갑질 횡포를 부린 거나 마찬가지”라며 “혼탁한 선거를 막아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물을 흐려 이들을 감시할 기구를 또 만들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