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부터 학기당 5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을 4회 이상 나눠낼수 있고, 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도 분할 납부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는데다 현금 납부만 가능하고, 목돈 마련 부담이 큰 신입생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대학 등록금 분할납부제 개선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학기당 4회 이상의 분할 납부가 가능해지고 이를 위해 등록금 납부 고지 방법이 개선된다.
대학 등록금 고지서에는 ▲납부기간 ▲납부방식 ▲신청기간 ▲신청대상 ▲신청방법 ▲분할납부 선택횟수별 납부 금액 등 6개 필수항목이 고지된다. 분할 납부 대상도 확대돼 신입생과 편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전체로 확대된다. 그동안 분할납부 제한 대상자였던 국가 장학금 등 장학금 수혜자도 분할 납부가 가능해졌다.
분할 납부는 월 1회 납부를 원칙으로 1학기는 2월부터 5월까지, 2학기는 8월부터 11월까지 분할 납부 기간을 선별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2단계로 2016학년도부터는 분할 납부제도와 학자금 대출을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학기 초에만 신청이 가능하던 학자금 대출이 학기중에도 가능해져, 분할 납부를 신청한 후 등록금이 부족할 경우 학자금 대출로도 조달할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등록금 분할 납부제도가 목돈 마련 부담이 큰 신입생과 편입생은 제외돼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기에 대학들이 이를 지키지 않아도 강제력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는 대학별 분할 납부제 운영현황과 실적을 대학 정보공시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실적 공시로는 대학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4년 4년제와 전문대학 334개교 가운데 분할 납부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4년제 191개교, 전문대 119개 등 310개교가 참여해 92.8%의 실시률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분할 납부 이용현황은 2014년 1학기 현재 2.3%에 불과하다.
등록금 부담이 큰 사립대학(4년제 기준)의 경우 2012년 1학기 2.8%에서, 2013년 1학기에는 3.4%로 다소 늘었다가 2014년 1학기에는 2.8%으로 다시 감소하는 등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교육계 관계자는 “현재도 분할 납부가 실시되고 있지만 이 제도가 왜 활성화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고민없이 횟수만 늘렸다”면서 “이 같은 제도가 실질적으로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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