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색깔과 정체성을 가지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명실공히 충청시대가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나라 현대사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적 패권의 역사였다. 지역감정 등을 통한 대립과 대결, 물리적 충돌 등 패권주의로 점철된 역사였다. 이런 측면에서 '영충호'는 영·호남으로 갈린 패권적 양극체제를 영충호라는 화합과 균형의 삼각체제로 재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충호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변화는 인구다. 2014년 11월말 기준으로, 충청권 인구는 532만2200명이다. 충남이 206만971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 157만9037명, 대전 153만4041명, 세종 14만8151명 등이다.
물론 영남보다는 두 배 이상 적다. 영남의 경우 부산 352만2643명, 경남 334만 7317명, 대구 249만3857명, 경북 269만9686명 등 모두 1206만3503명이다.
반면, 호남과 비교해서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을 제친 후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호남은 광주 147만8204명, 전남 190만2916명, 전북 187만1725명 등 모두 525만2845명으로, 충청보다 6만9355명이 적다.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하면서 정치와 경제, 사회 등의 중심이 전환됐다는 의미로 '영충호'라는 신조어도 여기서 비롯됐다.
하지만, 정치적 역량을 가늠하는 첫 번째인 국회의원 의석수는 호남보다 오히려 5석이나 적다. 현재 국회의원 의석수는 충청이 25석, 호남은 30석이다. 대전은 인구로 따지면 광주보다 5만 5837명이 많지만, 국회의원 의석수는 광주가 오히려 2석이 더 많은 8석이다. 오랜 정치적 역량과 기반 등을 감안할 때 인구로만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선거구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모든 분야에서 충청권의 역량은 성장세다. 국가 신성장동력인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가 대전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과 첨단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등이 모두 입주한 세종시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내포 신도시 완성을 통해 환황해권 시대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중인 충남도와 각종 경제지표에서 눈에 띌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며 내륙권 부활을 주도하는 충북도 등 충청권의 역량과 잠재력은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영충호'시대의 주역답게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선 충청권 자치단체들의 자체적인 역량 강화와 함께 대전과 세종, 충남북이 함께 상생협력할 수 있는 대의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영충호 시대 변화에 가장 앞장서는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600여 년간 서울에만 머물던 국가권력은 충청권으로 대이동을 시작했고,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일자리, 인구가 몰리면서 충청권은 '신수도권 시대, 영충호 시대' 개막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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