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예술감독' 대전지역 문화계 반발

  • 문화
  • 문화 일반

'1년짜리 예술감독' 대전지역 문화계 반발

市, 예술단 연·신임 1년 계약… 중장기 계획·단원지휘 어려워

  • 승인 2014-12-29 17:48
  • 신문게재 2014-12-30 6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연임하거나 새로 부임한 대전시립예술단 예술감독들의 '1년 계약 기간'에 대해 지역 문화계의 반발이 거세다. 예술현장을 무시하고 행정적 편의만을 내세운 '불통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금노상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김덕규 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의 연임을 결정하고 1년 임기의 재계약기간을 제시했다.

이번에 위촉된 김효분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의 계약기간도 1년이다. 시는 그동안 시립예술단 예술감독의 2년 임기를 통상적으로 제안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신임되거나 연임된 예술감독들의 임기를 1년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지역 문화계는 '예술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1년 임기는 예술단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고, 단원들을 지휘하거나 통솔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해외 초청공연들이나 대회참석 여부 등은 짧아도 6개월, 보통 1년 전에서부터 논의된다. 국내 타 시·도에서 열리는 공연들도 마찬가지다. 이렇다보니 1년 임기의 예술감독들은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술단원들의 지휘와 통솔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일부 단원들이 1년 임기가 짧다고 느껴 예술감독들의 지시사항이나 관리 등에 따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감독이 가진 예술성을 예술단에 입히기에도 부족한 기간이라는 지적도 있다. 1년 임기에선 예술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대중성 있는 공연을 선보여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데 치중한다는 얘기다.

지역 공연예술계 관계자는 “예술감독들의 1년 임기는 자신들이 가진 예술성보다 대중성 있는 공연을 선보여야 하고 단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연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중장기적인 계획수립도 어려운 만큼 2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예술감독의 1년 임기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예술단의 중장기 계획은 수립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고, 철저한 검증차원에서 1년 임기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권고와 지원을 해주고 있고, 공연의 특성은 예술감독이 전권을 쥐고 있다”며 “이번 예술감독들의 1년 임기는 새로 출범한 민선 6기와의 연속성 차원과 철저한 검증을 위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