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월호 사고와 경기부진 등으로 예전보다 손님이 줄면서, 월급날이 돌아와도 사장이 임금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들어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대학들이 방학을 맞으면서 손님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며 “살림이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월급을 받지 못하면, 힘들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대내외 경기 한파로 지역 경기까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추운 겨울을 보내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 등 영세 업종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불이 증가하면서, 이들은 갈 곳마저 잃어가는 모습이다.
29일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대전과 금산, 논산, 세종, 공주, 계룡 등 6개 지역의 임금체불 접수는 4491건으로 지난해(4421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 지역의 노동청에 접수된 임금체불 사업장은 3325곳으로 7391명 근로자가 260억3600만원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이중 2641곳 사업장, 4279명의 근로자는 133억4600만원의 체불임금을 받았지만, 나머지 813명 근로자는 사법처리 중이거나 처리하고 있어 126억8900만원의 임금을 여전히 받지 못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 1094곳 사업장에서 임금이 체불돼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 777곳, 기타 491곳, 제조업 420곳, 금융보험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318곳 등이었다.
이들 6개 지역의 지난해(1~11월) 임금체불은 3097곳 사업장, 7269명의 근로자가 251억4500만원의 임금이 체불됐으며, 이중 2322곳 사업장 7081명의 근로자가 136억99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하지만, 2751명 근로자는 108억16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 업종의 사업장(942)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종의 사업장 근로자 임금 체불이 지속되는 것은 경기침체와 업종 간 가격 경쟁 심화, 적정마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근로자의 대금지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내외 경기침체로 인하 소비심리 위축, 세월호 사고 등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옥현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음식점 등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서구 만년동 식당가는 20% 이상 문을 닫았다”며 “이렇다 보니 적자가 나면서, 이들 업종의 임금체불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임금체불이 내년 1조원을 상회하고 26만명 근로자가 피해를 입는 등 산업 현장에서 비정상적인 관행이 많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서민은 물론, 중소기업 체감경기 우려가 있는 만큼, 근로자 임금이 체불되지 않도록 각 사업자 및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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