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유기용제 사용장소에서는 유증기 측정기를 갖추거나 유기용제 혼합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별도로 평가하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
유증기가 농축돼 폭발을 일으킨 사고가 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대전 대덕구 반도체용액 생산공장의 폭발사고를 비롯해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의 접착제 제조공장 폭발 모두 밀폐공간에 유증기가 농축돼 일으킨 사고였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유증기가 원인인 폭발은 충남에서 올해 2건 있었고, 2011년에서 2013년 사이 모두 6건 발생했다.
유증기는 시너·아세톤처럼 원유에서 생산되는 유기용제가 휘발돼 가스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인화성이 강해 화재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공사장이나 작업장에서 불꽃이 만들어지는 용접과 전기공사 전에 현장의 유증기를 측정한 후 작업에 들어가야 하나 현재까지 이러한 안전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또 공기 중 유증기가 어느정도 농축됐을 때 폭발을 일으키는지는 원료 유기용제의 종류에 따라 달라 기준농도를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도 안전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작업 공간에 유증기가 얼마나 있고 폭발 위험성이 있는지 판단은 냄새를 감지해 작업자가 결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성질이 다른 두 유기용제를 혼합한 경우 그에 따른 혼합물에 불이 붙는 온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덕 폭발사고에서도 원인을 유증기 폭발이라고 단정할 수 있어도 원료물질은 '펜탄으로 추정'한 것은 반도체용액 생산과정에서 여러 유기용제가 뒤섞여 한 물질을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척·도료·추출·드라이크리닝 등의 유기용제를 다루는 작업공간에 유증기 측정을 의무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증기를 만드는 유기용제를 여럿 혼합한 경우 위험성이 증가되는 경우가 있어 혼합물에 대한 위험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소방학교 김주석 연구원은 '가연성 액체 혼합물의 인화 위험성'에서 “가연성 액체의 혼합물의 경우 인화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성이 증가되는 경우가 있어 개별 혼합물의 위험성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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