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위조' 간 큰 10대 등 일당 7명 적발

대전서부경찰 3명 구속·4명 입건…10만원권 250여장 복사해 사용 범행 위해 종이 재단기 등 구입

▲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0만원권 수표 250여장을 위조한 일당이 검거된 가운데 23일 대전서부경찰서 관계자들이 위조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0만원권 수표 250여장을 위조한 10대가 포함된 일당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23일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다량의 가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이모(25)씨 등 3명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수고비를 받고 위조 수표를 시장에 유통한 이모(16)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2시쯤 대전 서구 한 모텔에서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70매를 복사했다.

이들은 수표를 복사할 때 일반 A4용지를 사용하지 않고 특수 종이를 구입해 사용했고, 복사된 위조 수표를 정밀하게 절단하려고 종이 재단기까지 구입했다.

이렇게 위조한 가짜 수표 70장(700만원 상당)을 들고 대전 중구·서구 일대의 의류매장과 편의점, 모텔 등을 돌며 하루 120만원을 사용했다.

또 이들은 위조 수표를 받은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면 지급정지가 걸린다는 점을 알고 이튿날에는 일련번호가 다른 위조수표를 또 다시 복사했다.

16일 새로운 번호의 수표를 같은 수법으로 180장 복사한 후 진모(15·여)씨 등 4명을 끌어들여 18장을 사용하도록 했다.

유통책 진씨 등은 위조수표 1장을 현금으로 바꿀 때마다 1만원씩 받았고, 1만원 이내의 소액을 결제하며 10만원권 수표를 제시하는 수법을 썼다.

또 나이 어린 아르바이트생이나 노인이 카운터를 지키는 업소를 골라 위조수표 사용 대상으로 정했다.

이같은 범행은 수표가 조금 두툼하고 빳빳하다는 느낌을 수상하게 여긴 한 업주에 의해 꼬리가 잡혔다.

이들은 대전을 벗어나 16일 오후 10시 40분쯤 충남 천안의 한 식당에서 꼼장어를 주문하고 위조수표를 제시했으나, 이를 의심한 식당 업주가 문을 걸어잠그고 경찰에 신고해 15살~16살 유통책 4명이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유통책 뒤에 수표 위조를 주도한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주모자 이씨 등을 검거해 구속할 수 있었다.

김장현 지능범죄수사팀장은 “분실 수표는 곧바로 신고를 하고, 신분증과 본인을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