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대전지역 관리자급 교원들이 발빠르게 대거 세종으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승진 기회가 많은 뿐더러 경쟁이 덜해 승진 임용시기를 적게는 1년, 많게는 3~4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설학교의 관리자급 인원 채우기에 급급해 승진 임용에 따른 검증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3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2차 일방전입을 통해 유치원 원장 10명, 유치원 원감 4명, 초등학교 교장 1명, 중등학교 교장 5명 등 총 20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대전지역 지원자는 유치원 원장 2명, 유치원 원감 5명, 초등교장 1명 등 8명에 달한다.
2차 일방전입 전체 지원자가 18명(1명 포기 제외)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다.
세종은 대전과 인접한데다 타 시·도라는 개념이 덜해 몰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면을 보면 치열한 경쟁을 벗어나 승진을 노린 전입 지원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차 일방전입을 통해 12명을 선발하는 유치원 원장의 경우 지난 1차 일방전입에서 2명 지원에 그쳤고, 이번 2차 일방전입에서도 역시 2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2차 지원자 2명 중 1명이 탈락, 전체 선발인원에서 9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종교육청은 일방전입 공고에서 '유치원 원감 선발인원은 원장 지원 인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이라고 명시했다.
원장 지원자 미달시 원감 선발을 늘린다는 것이다.
기존 10곳과 내년 3월 개원하는 공립단설유치원이 11곳에 달하는 만큼 원장 자원이 부족해 원감을 승진 임용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4명을 선발하는 유치원 원감에 11명(1명 포기 제외)이 지원한 만큼 이들 모두 선발되고, 상당수는 원장으로 승진 임용 제청될 전망이다.
인접한 대전 교원들이 세종으로 몰린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대전의 경우 승진 경쟁이 치열한데다 원장 자격을 갖고 있어도 임용시기가 세종보다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지역 한 교원은 “대전보다 세종이 승진 기회가 많을 뿐더러 임용시기 또한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지원자가 적다는 이유로 인원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자칫 부실한 검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신설학교가 많아 관리자급 교원 부족을 우려했지만 일방전입을 거쳐 인원을 채울 것으로 예상돼 학교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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