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북 증평군 보강천에서 잡은 흰뺨검둥오리 2마리에서 AI 바이러스(조류인플루엔자 H5N8형)가 검출된 가운데 22일 오전 증평군 증평 종합스포츠센터에 마련된 거점소독소에서 증평군 직원이 화물차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특히 전국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을 포함한 충남의 경우 본격적인 방역활동에 들어서면 모임 등 농·축산인들의 활동이 제한됨으로 인해 지역 음식점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우려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19일만인 22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16곳으로 확인됐다. 모두 최초 발생지인 진천을 둘러싼 충남·북 지자체들이다. 지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한 채 구제역은 하루하루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설상가상 충북 증평군 보강천의 야생철새에서는 조류인플엔자(AI) 바이러스까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당 바이러스의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 중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당국은 한 발 늦은 방역대책을 수립하면서 축산농과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소독 등 방역대책이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는 것이 아니라 퍼지는 곳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축산농가가 아닌 지역 상인들은 방역보단 다른 걱정이 앞선다. 당장 식당 등 사업체 운영에 지장을 받는 등 지역 경제가 급 위축됐다는 하소연이다.
거점소독시설이 설치되고 축산농가의 연말·연시 모임과 이동까지 제한되면서 지역 식당의 단체 예약은 줄줄이 취소됐다. 때문에 불과 며칠 전까지 연말특수를 누리던 자영업자들은 울상이 됐다.
홍성군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52·여)씨는 “구제역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 육류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며 “이제 방역복과 소독시설을 직접 보게 되면 더욱 실감한 주민들이 육류를 당분간 찾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를 당장 출하해야 하는 축산농가는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았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직접 기른 돼지나 가공된 고기를 타지역에 납품해야 하지만 구제역에 감염된 지역이라는 오명에 거래처에서 꺼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서는 이런 상인 및 농가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안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예전에는 구제역이 한 번 걸리면 지역 경제에 타격이 컸지만, 최근엔 인식의 변화에 따라 삼겹살 등 돼지고기를 거리낌 없이 먹는 등 음식점 이용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축산농가의 활동제한은 구제역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2주 정도로 예상되는 고비를 잘 견뎌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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